▶ 노스리지서 연쇄사고…신호등 무시 과속질주
▶ 비번경찰 등 9명 사상…송년시즌 음주운전 ‘경종’
추수감사절 연휴와 연말 할러데이 시즌을 앞두고 한인사회 내 각종 행사와 송년 모임들이 줄을 이을 예정인 가운데 최근 음주운전으로 인한 치명적 대형 교통사고들이 남가주 한인 밀집지역을 중심으로 잇따라 발생하고 있어 연말 시즌 음주운전의 위험성과 심각성에 대한 경종을 울리고 있다.
지난 주말에만 한인들이 많이 사는 밸리 노스리지에서 음주운전자가 연루된 대형 교통사고가 연쇄적으로 발생해 비번 경관 1명을 포함 총 2명이 사망하고 9명이 부상을 당했다.
LA 경찰국(LAPD)에 따르면 4일 오전 1시15분께 노스리지 지역 18101 웨스트 로스코 블러버드와 루이스 애비뉴 인근에서 음주운전자가 몰던 차량이 빨간 신호등을 무시하고 질주하다 사고를 냈다. 현장에 출동한 소방관은 심하게 찌그러진 차량 두 대를 발견했고, 차량 안에서 2명은 이미 숨진 상태였다. 나머지 부상자 3명은 인근 병원으로 후송됐다.
LA 경찰국은 브라이언 데이빗 올리베리(20)가 운전하는 검은색 BMW 차량이 교차로의 신호가 빨간색으로 바뀌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대로 과속으로 질주하다 흰색 인피니티 차량을 들이받았다고 밝혔다. 올리베리는 사고 당시 술에 취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피해를 입은 인피니티 차량은 소화전을 받은 뒤 그대로 인근에 있는 건물로 돌진했는데, 이때 해당 차량 안에는 3명의 승객이 타고 있었고, 이중 2명이 숨지고 1명이 크게 부상을 입은 것으로 확인됐다. 숨진 2명 중 한 명은 비번이었던 LAPD 대럴 커닝햄 경찰관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고 당시 인피니티 차량을 운전하고 있었고, 차량 안에 나머지 승객은 숨진 피해자 한 명과 부상을 입은 샌버나디노 카운티 셰리프국 경관으로 알려졌다.
숨진 커닝햄 경찰관은 4년 넘게 LAPD에 투신해 커뮤니티를 위해 일했고, 그에게는 약혼녀와 6살, 3살 두 아들이 있던 것으로 전해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이어 같은날 오후 6시41분께 역시 노스리지 지역 라센 스트릿 인근에서 3대의 차량 추돌사고가 발생해 6명이 부상을 입었다. 차량 한 대가 갑자기 옆 차선을 침범해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데, 이 차량 운전자는 음주운전 혐의로 체포됐다.
지난 주말에 발생한 연쇄 대형사고는 음주운전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한인들에게 경종을 울리고 있다. 특히 모임이 많은 연말 시즌에 자칫 술을 마시고 운전대를 잡기 쉬운데 음주운전을 하다 사고가 날 경우 이처럼 치명적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일단 술을 한잔이라도 마시고 운전자 석에 앉을 경우 음주운전으로 체포된다”며 “초범일 경우 벌금에 추징금, 그리고 교육비용에 음주측정기 부착 비용까지 다 합산할 경우 최소 3,000달러 이상의 벌금을 내야 한다”고 설명했다. 형사법 변호사들은 음주운전을 하다 인명사고로 이어질 경우 중범으로 처벌돼 최소 4년4개월 이상의 실형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경고했다.
한편 지난해 7월 메릴랜드주에서 술에 취해 무려 시속 110마일에 달하는 광란의 질주를 벌이다 사고를 내 2명을 숨지게 한 20대 한인 남성 황모(22)씨는 최근 20년의 중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황씨는 당시 음주측정에서 혈중 알콜 농도 0.11%의 만취 상태였다.
<석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