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워싱턴 곳곳서 평화·반전시위

2023-10-22 (일) 유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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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악관 앞 등서 “이-팔 악순환 안돼” 외쳐… 연방 하원빌딩 점거 농성도

워싱턴 곳곳서 평화·반전시위

유대인 단체가 주축이 된 시위대가 18일 연방 하원 캐넌 빌딩을 점거하고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 대한 공격을 중단하라”고 외치고 있다. <로이터>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충돌로 화염에 휩싸인 가자지구의 평화를 촉구하는 시 위가 지난 18일 워싱턴 곳곳에서 펼쳐졌다.

유대인 단체가 주축이 된 시위대는 이날 연방 하원 캐넌 빌딩을 점거하고 “당장 공격을 중단하라”고 외쳤다. 반 시오니즘(유대민족주의) 성향의 단체 회원으로 알려진 이들은 “전 세계가 가자 지구에서 벌어지고 있는 비극을 목격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을 설득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다. 미국이 나서서 전쟁을 멈추고 생명을 구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전국에서 5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집결했으며 이 가운데 300여명은 경찰의 해산명령에 불복해 현장에서 체포됐다.

또 이날 백악관 앞에 집결한 시위대는 “병원도 폭격을 당해 무고한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다”며 “과연 누구를 지지해야 하는지 묻고 싶다”고 반문했다. 이들은 “가자 지구에서 흘리는 피와 우리의 피는 다르지 않다”며 “더 이상 피 흘리지 않도록, 이스라엘은 공격을 중단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인근 대학가에서도 유대계 학생들을 중심으로 반전시위가 전개됐다. 이들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는 힘으로 해결될 수 없다”며 “역사적으로 입증된 사실을 외면하고 또 다시 그러한 악순환을 반복하지 말아야 한다”고 요구했다.

워싱턴 DC에 위치한 이스라엘 대사관 앞에서도 밤새 철야 시위가 이어졌다. ‘팔레스타인 해방’과 ‘가자 지구 자유’를 외치며 “이스라엘은 보복이 아닌 평화를 모색해야 한다”고 요구했다.이처럼 미국의 친-이스라엘 정책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있는 반면 팔레스타인 테러 조직에 대한 보다 강경한 대응을 요구하는 여론도 있다.

플로리다 뉴 컬리지의 브루스 에이브람슨(Bruce Abramson) 디렉터는 “이란의 지원을 받는 테러 조직 하마스는 홀로코스트 생존자인 무고한 이스라엘 여성, 어린이 등에 대한 야만적인 공격을 자행했다”며 “이스라엘은 이러한 극악무도한 공격으로부터 스스로를 방어할 권리가 있으며 압도적인 힘으로 대응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명백한 테러에도 불구하고 일부 지식인과 철없는 대학생들은 ‘억압받는’ 테러리스트들의 기분이 상할까봐 눈치만 보며 아무 말도 못하고 오히려 가해자를 두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유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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