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교육청 상대 3천만 달러 소송

2023-10-09 (월) 유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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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우든카운티 고교 화장실 성폭력 사건 피해자

지난 2021년 버지니아 라우든 카운티 고등학교 화장실에서 벌어졌던 성폭력 사건은 당시 주지사 선거 등과 맞물려 정치적 이슈로 주목을 받았다. 이에 대한 학교 당국의 대응이 문제가 됐으며 학교 안전, 성정체성, 학부모 권리 등 적잖은 공방이 이어졌다. 결국 이 사건이 부각되면서 당시 공화당 후보였던 글렌 영킨 주지사의 당선에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도 있다.

그리고 지난 4일 피해 여학생의 가족은 라우든 카운티 교육청을 대상으로 3천만 달러 소송을 제기했다. 교육청이 ‘타이틀 IX’ 차별금지법을 위반했다는 주장이며 ‘타이틀 IX’은 어느 누구도 성별을 근거로 차별받아서는 안 된다는 것으로 여기에는 성희롱과 성폭력도 포함된다.

성폭력 사건은 2021년 5월 28일과 10월 6일 두 번에 걸쳐 발생했으며 소송 서류에 따르면 당시 학교는 피해 여학생과 가족이 이 사건에 대해 말하지 못하게 해 사건이 발생하고 3시간이 지나도록 가해자를 찾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피해 여학생(Jane Doe)은 당시 학교에 성폭행 사실을 알렸으나 ‘타이틀 IX’를 위반한 학교 관계자와 교육청은 자신을 보호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가해자는 현재 미성년자이기 때문에 청소년 치료 시설에 수감돼 18세가 될 때까지 보호관찰을 받고 있다.


원고측에 따르면 교육청은 사건이 발생하고 5개월이 지나도록 조사를 시작하지도 않았으며 피해자에 대한 지원 서비스도 제공하지 않았다. 또한 스캇 지글러 전 교육감은 2021년 6월 열린 교육위원회 회의에서 “학교 화장실에서 성폭행 사건이 발생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고 지적했다.

이후 제이슨 미야레스 주 법무장관은 주지사 행정명령에 따라 두 건의 성폭력 사건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며 특별 대배심을 구성했다. 특별 대배심은 교육청의 무책임한 대응을 통렬하게 비판하는 보고서를 발표했고 카운티 교육위원회는 비공개 회의를 통해 만장일치로 스캇 지글러 교육감을 해고하기로 결정했다. 이후 그는 3건의 경범죄 혐의로 기소됐다.

원고측 변호사는 “카운티 교육청은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피해자를 보호하지 않았으며 가해 학생을 퇴학시키지 않은 것 등 타이틀 IX 위반이기 때문에 피해보상금 3천만 달러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피해 여학생의 부친(Jone Doe)은 지난 6월 교육위원회 회의에서 난동을 부린 혐의로 기소됐으나 최근 주지사에 의해 사면을 받았다. 카운티 교육청은 법적 문제가 진행되고 있는 사건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유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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