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정예하 하안거 해제법어…북가주 한인사찰들 백중법회 봉행
성파 종정
대한불교조계종 종정예하 중봉 성파 대종사(사진)는 8월28일 발표한 계묘년 하안거 해제법어를 통해 “수행자의 마음은 편협되지 않아야 하고 성냄이 없어야 하며, 두려움이 없어야 하며 어리석지 않아야 한다"며 "이러한 역량이 구족되어야만 구룡지 옆 백일홍이 무더위에 더욱 붉게 피었다는 영축산의 소식을 믿고 찬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른바 코로나 3년 가위눌림에서 벗어나 처음 맞은 올해 하안거는 6월 3일 시작돼 8월30일 종료됐으며 조계종 전국 98개 선원에서 1천888명이 정진했다. 다음은 종정예하 법어 전문이다.
箇箇面前明月白(개개면전명월백, 낱낱의 얼굴은 달처럼 희고) 人人脚下淸風吹(인인각하청풍취, 사람들 발밑에는 맑은 바람이 부노라) 打破鏡來無影跡(타파경래무영적, 거울을 깨트려 그림자마저 없나니) 一聲啼鳥上松枝(일성제조상송지, 긴 소리로 우는 새가 소나무 가지에 오르도다)
안거를 성만하고 산문을 나서는 수행자여! 산문을 나서는 그대들의 걸망에는 무엇이 담겨 있는가? 무더위를 식혀주는 맑은 바람과 갈증을 풀어줄 감로(甘露)는 넉넉히 준비했는가? 수행자의 마음은 편협되지 않아야 하고 성냄이 없어야 하며, 두려움이 없어야 하며 어리석지 않아야 하리라. 이러한 역량이 구족 되어야만 구룡지 옆 백일홍이 무더위에 더욱 붉게 피었다는 영축산의 소식을 믿고 찬탄하리라.
약산스님이 어느 스님에게 세간에 나아가 화주를 하라 시켰는데, 그 스님은 겨우 산문 밖에 나가 어느 절 감지행자의 집으로 갔다. 행자가 “스님은 어느 절의 화주이십니까?” 하니 스님은 “약산에 있소.” 하였다. 행자가 “그러면 약이라도 좀 가져오셨는지요?” 하니 스님은 “행자는 무슨 병이 있으신지요?” 하였다. 행자가 은 20냥을 갖다가 주니, 그 스님은 얼른 받아서 약산으로 돌아갔다.
이에 행자가 아내에게 말하기를 “약산에 기특한 사람이 있다면 은이 되돌아올 것이며, 기특한 사람이 없다면 되돌아오지 않을 것이오.” 하였다. 스님이 바로 약산으로 돌아오니 선사는 “어찌 그리 빨리 돌아오는가?” 하였다. 스님이 “불법의 위력이 대단합니다.” 하니 선사는 “무슨 일이 있었는가?” 하였다. 스님은 앞의 일을 자세히 말했다. 선사가 듣고 나서 “그대는 빨리 그 은을 그에게 돌려주어라.” 하니 스님은 은을 가지고 행자의 집으로 가서 은을 돌려주었다. 행자가 그의 아내에게 “약산에도 기특한 사람이 있었구료.” 하며 다시 은 20냥을 보태어 약산으로 보냈다.
花笑階前雨(화소계전우, 꽃은 뜰 앞의 빗소리에 웃고) 松鳴檻外風(송명함외풍, 솔은 난간 밖의 바람에 운다) 何須窮妙旨(하수궁묘지, 어찌 묘한 이치를 궁구하는가? 這箇是圓通(저개시원통, 이것이 바로 뚜렷이 통함이로다)
한편 새크라멘토 영화사(주지 동진 스님) 샌프란시스코 여래사(주지 승원 스님) 산호세 정원사(주지 지연 스님) 길로이 대승사(주지 설두 스님) 카멜 삼보사(주지 대만 스님) 등 북가주 한인사찰들은 8월 마지막 일요일인 27일(음력 7월15일) 선망 조상들의 극락왕생을 비는 우란분절(백중) 법회를 봉행했다. <정리-정태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