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김건희 ‘집사’, 10여년 김여사와 이권 공유 정황…특검 밝힐까

2025-07-13 (일) 03: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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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자 손실 반환 포기하고 코바나컨텐츠 사업 투자유치 도와

▶ 10년 넘게 사실상 ‘경제공동체’ 연결 의심…특검 수사 주목

김건희 ‘집사’, 10여년 김여사와 이권 공유 정황…특검 밝힐까

김건희 여사 [공동취재]

김건희 여사 일가의 '집사'로 지목된 김예성 씨가 10여년 전부터 김 여사 측과 금전적 이권을 공유한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일각에선 김씨가 단순한 자금 관리인을 넘어 검 여사 일가와 사실상의 '경제 공동체'를 형성하는 정도까지 이른 것 아니냐는 의심도 나온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김 여사와 김씨 사이의 경제 활동을 연결고리로 연관성을 살펴보면서 그 과정의 불법 여부를 추적할 것으로 보인다.


14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김씨는 '로버스트 어드바이저리'(로버스트)라는 회사 대표로 있던 2013년 4월 한 방송사의 콘텐츠 기획·제작·유통 자회사 A사가 추진한 오페라 공연사업에 31억여원을 투자했다.

투자 계약서에는 공연이 무산될 경우 이유를 불문하고 A사가 로버스트 투자금을 전액 보전해준다는 조항이 담겼다.

공연은 결국 추가 투자금 조달 실패로 무산됐고, 계약에 따라 A사가 로버스트에 투자금과 이자를 물어내야 할 처지가 됐다.

그러자 로버스트는 이자를 면제해주는 대가로 A사에 향후 1년간 2건 이상의 공동투자를 제안했다. A사는 이를 받아들여 실제로 전시·공연 2건에 공동 투자했다.

이렇게 투자받은 전시·공연 중에는 김 여사가 운영한 코바나컨텐츠가 개최한 '점핑위드러브' 사진전이 포함됐다. 이 내용은 2014년 A사가 로버스트를 상대로 제기한 약정금 소송 판결문에 고스란히 담겼다. A사는 소송에서 최종 패소했다.

종합하면 결국 김씨가 자신이 받을 수 있는 돈 일부를 포기하는 대신 A사가 코바나컨텐츠 주관 행사에 투자하도록 유도한 것이다.

김씨가 이때부터 김 여사와 밀접하게 연관됐음을 유추할 수 있는 대목이다.


김씨는 비슷한 시기 김 여사 모친 최은순씨의 잔고증명서를 위조하는 데 가담하기도 했다.

최씨는 경기 성남시 도촌동 땅 매입 과정에서 2013년 4∼10월 총 349억원가량이 저축은행에 예치된 것처럼 잔고증명서를 위조한 혐의로 기소돼 2023년 11월 대법원에서 징역 1년이 확정됐다.

이 사건에서 김씨는 최씨 지시로 잔고증명서를 직접 위조한 혐의로 함께 기소돼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김씨는 2010년 서울대 경영전문대학원(EMBA) 과정에서 김 여사를 처음 알게 돼 친분을 쌓은 것으로 알려졌는데 관계가 형성된 초반부터 김 여사 일가의 재산 축적 과정에 깊이 관여한 셈이다.

김씨가 설립에 참여한 렌터카 회사 IMS모빌리티(옛 비마이카)가 도이치모터스로부터 BMW차량 50대를 저가에 대여받은 점, IMS모빌리티가 코바나컨텐츠 전시회에 여러 차례 협찬한 점도 그와 김 여사를 연결하는 지점이다.

특검팀은 무엇보다 IMS모빌리티가 2023년 6월 카카오모빌리티 등으로부터 184억원을 투자받는 과정에 김 여사가 연루된 게 아닌지 의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오너 리스크' 등 형사 사건에 연루돼 있던 기업들이 수사 편의 등을 기대하면서 김 여사와 측근인 김씨 측에 뇌물 조로 투자했을 가능성도 있다는 게 의혹의 뼈대다.

특히 이 투자금 중 46억원은 이노베스트코리아라는 회사가 가진 IMS 지분(구주)을 매입하는 데 쓰였는데, 김씨 아내인 정모씨가 이노베스트의 유일한 사내이사로 등재된 것으로 드러나 김씨 소유 차명회사 아니냐는 의구심이 일었다.

결과적으로 김씨는 기업들의 이러한 대규모 투자를 발판으로 성공적으로 '엑시트'를 할 수 있었던 셈인데 해당 자금의 행방은 현재 오리무중이다.

이 자금의 표면적인 소유주인 김씨는 지난 4월 베트남으로 출국해 잠적했고 정씨도 소재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특검팀은 김씨 수중에 떨어진 46억원 가운데 일부가 김 여사에게 '비자금'으로 흘러갔을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수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향후 IMS의 투자유치 경위, 이노베스트코리아의 구주 매각 과정 등을 파헤쳐 종국에는 김씨와 김 여사 간 연관성을 규명하려 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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