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축구대표팀이 2023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월드컵에서 조별리그 첫 상대인 콜롬비아를 넘지 못하고 16강 진출에 빨간불이 켜졌다.

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여자축구대표팀은 25일 호주 시드니의 시드니 풋볼스타디움에서 열린 콜롬비아와의 조별리그 H조 1차전에서 페널티킥 등을 내주며 0-2로 졌다. 한국은 16강 진출을 위해 다음 경기에서 무조건 이겨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2차전은 30일 오후 1시 30분 모로코와의 경기다.

이로써 전날 모로코를 6-0으로 완파한 독일(승점 3·골 득실 +6)이 H조 1위에 안착했다. 이날 승리한 콜롬비아(승점 3·골 득실 +2)는 2위, 한국은 3위(승점 0·골 득실 -2)에 자리했다. 이번 대회는 조별리그 각 조 2위까지 16강에 진출한다.

벨 감독은 “1차전 승리가 없으면 16강도 없다”는 각오로 ‘고강도 훈련’을 통해 콜롬비아전을 준비했다. 그러나 지칠 줄 모르는 콜롬비아의 기세는 무서웠다. 한국은 네 번째 월드컵 본선 무대마저 ‘조별리그 1차전 무득점 전패’라는 징크스를 이어갔다. 그러나 실망하기엔 아직 이르다. 2015년 캐나다월드컵 당시 1차전에서 브라질에 0-2로 패하고도 2차전 코스타리카(2-2 무)와 비겼고, 3차전에선 ‘강호’ 스페인(2-1 승)을 잡아 첫 16강 진출을 이뤄낸 바 있다.

한국은 전반 초반 잘 이끌고도 2골을 내주며 고전했다. 전반 3분 조소현(토트넘)이 왼쪽 페널티박스 근처에서 날린 슛이 상대 선수를 맞고 굴절돼 아쉬움을 남겼다. 전반 8분과 11분에는 최유리(인천 현대제철)의 왼발 슛과 지소연(수원FC)의 프리킥이 모두 골키퍼에 막혔다. 전반 28분 심서연(수원FC)의 핸드볼 반칙은 뼈아팠다. 결국 카탈리나 우스메(아메리카 데 칼리)에게 페널티킥 선제골을 내줬다. 이어 전반 38분엔 콜롬비아의 2005년생 ‘신예’ 린다 카이세도(레알 마드리드)에게 개인 돌파에 이은 추가골을 허용했다. 골키퍼 윤영글(BK 헤켄)이 충분히 막을 수 있었으나 손에 맞고 들어갔다.

벨 감독은 후반 장신 공격수 박은선(서울시청)과 2007년생 케이시 유진 페어(PDA)를 차례로 투입했다. 페어는 16세 26일로 여자월드컵 사상 최연소 출전 기록을 세웠다. 둘은 투톱으로 나서 만회골을 노렸지만 콜롬비아의 막강한 피지컬에 번번이 막혔고, 경기는 그대로 마무리됐다.

<강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