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예절 바로알고 참불자로 거듭나기
2023-06-22 (목)
정태수 기자
▶ ‘지금 여기에서 다시 불제자로’ (3/4)
한국의 전통사찰들과 달리 북가주 등지 해외한인 사찰들은 대체로 ‘약식’이어서 일주문 금강문 사천왕문 불이문을 제대로 갖춘 곳이 드물다. 대웅전에 스님용 출입문인 어간문(부처님상 정면 중앙문)과 신도용 좌우출입문을 따로 둔 곳도 흔치 않다. 이런 환경에 길들여진 불자들은 한국방문시 전통사찰을 찾았다가 사찰예절을 몰라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예컨대, 어느정도 규모있는 사찰의 대웅전 앞에는 약간 낮고 네모 반듯한 마당이 있는데 그 마당에 들어서면 우선 눈에 띄는 것이 어간문과 그 안쪽에서 촛불을 받아 더욱 은은하게 빛나는 미소를 머금은 채 내려다보는 부처님상. 그러면 멋모르는 해외불자는 환희심에 <사찰예절에 밝은 누가 말려주지 않으면> 서둘러 어간문으로 들어가 부처님상과 1대1로 마주 서서 헌향 반배 삼배 반배 등 나름 정성들여 <예를 갖추는 비례>를 범하게 된다(교정 : 신도는 좌우문을 통해 출입).
좌우문 이용에도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문제풀이로 알아보자. 대웅전을 바라볼 때 왼쪽문으로 들어갈 경우다. A보살은 법당에 들어서자 나올 때에 대비해 신발코가 바깥을 향하도록 가지런히 돌려놨다가 부처님전에 예를 갖춘 뒤 자연스럽게 걸어나와 신발을 신었다. B처사는 신발을 돌려놓지 않고 그대로 들어갔다가 조심조심 뒷걸음질로 물러나 신발을 신었다.
누가 더 사찰예절에 밝은가. 언뜻 A 같지만 B다. 기준은 이거다. 부득이한 경우가 아닌 한 부처님상에 뒷모습을 보이지 않는 것이 예의다. 이와 연결되는 보너스 예절 하나 더. 왼문으로 들어갈 때는 오른발을 먼저 법당에 들여놓는 것이 부처님을 등질 가능성을 줄여준다.
이런 건 북가주 한인사찰에서도 당장 ‘유의하고 실천할 만한 예절’이다. 다만 산호세 정원사는 스님전용 어간문이 사실상 왼쪽에 있고 신도용 출입구는 오른쪽과 공양간에서 연결되는 가운데에 나 있는 독특한 구조라서 예외적이지만 나머지 사찰은 다 법당의 왼쪽에 문이 있어 오른발부터 들여놓으면 무리가 없다. 이동중에 스님과 법우를 만나면 늘 합장반배로 예를 갖추지만 스님이 좌선 설법 세면 공양 목욕중이거나 해우소 출입시 등에는 절을 하지 않도록 권장된다.
이밖에 바른 합장자세, 절 바로하기, 절 하는 순서(부처님전 삼배 뒤 지장보살, 신중단 등 순서로), 그리고 각각의 의미를 잘 새겨두면 신행생활의 가피는 몇배가 되지 않을까. 사찰예절 이모저모에 대해서는 BBS에서 원영스님이 초보불자를 위한 불교예절부터 상세하게 안내하고 있고 BTN에서도 관련 프로그램을 많이 내보냈다. 유튜브에서 접속할 경우 검증안된 자료들이 자료들이 적지 않으므로 공신력있는 전문매체가 제작한 것을 참고하는 것이 안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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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