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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관심 속에 빛난 ‘김은중 리더십’

2023-06-13 (화) 강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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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20 월드컵 4위로 마무리, 걸출한 스타 플레이어 없어… 골짜기 세대로 주목 못 받았지만 “본인들 가치 증명 고맙게 생각”

▶ 소속팀서 많은 경기에 출전해야 세계 무대 나와서도 경쟁 가능 “내 첫 제자들…1년반 성장 뿌듯”

무관심 속에 빛난 ‘김은중 리더십’

김은중(오른쪽) 20세 이하(U-20) 축구대표팀 감독이 11일 아르헨티나 라플라타에 위치한 라플라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3·4위 결정전 이스라엘과 경기에서 그라운드를 바라보고 있다. [연합]

“월드컵이라는 큰 무대에 도전하고 준비하는 과정에서 선수들이 이슈가 없으니 동기부여 면에서 떨어질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우리 선수들은 힘든 걸 참고 증명해냈고, 대회를 치르며 부각됐습니다. 월드컵에서 본인들의 가치를 증명해 낸 것에 고맙게 생각합니다.”

김은중(44) 20세 이하(U-20) 축구대표팀 감독은 11일 2023 국제축구연맹(FIFA) 아르헨티나 U-20 월드컵을 마친 소회를 밝힐 때도 선수들을 먼저 언급했다. 이제 현실로 돌아가 경쟁에 뛰어들어야 하는 것도 걱정했다. 그는 “어린 선수들이 일단 소속팀의 주전 경쟁에서 이기면서 많은 경기에 출전해야 한다. 그래야 세계 무대에 나와서도 경쟁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김 감독의 무뚝뚝하지만 따뜻한 리더십을 보여주는 소감이다.

대표팀은 이날 아르헨티나 라플라타에 위치한 라플라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스라엘과 3·4위전에서 1-3으로 패해 4위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전반 대표팀 주장 이승원(강원FC)이 배준호(대전하나시티즌)가 얻은 페널티킥을 성공시키며 추격의 불씨를 당겼지만 이스라엘의 강한 공격력을 막진 못했다.


한국은 비록 메달을 획득하진 못했지만 ‘2회 연속 4강 진출’의 대업을 달성하며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특히 이승원은 이강인(마요르카)이 4년 전 이 대회에서 올린 공격포인트(2골 4도움)를 넘어서는 3골 4도움의 기록으로 ‘브론즈볼’도 수상했다.

시작은 미약했다. 이번 대표팀은 이승우(수원FC·2017년), 이강인(2019년) 같은 걸출한 스타플레이어가 없어 ‘골짜기 세대’ 등으로 불리며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악재도 겹쳤다. 당초 인도네시아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대회는 개막 불과 한 달을 앞두고 아르헨티나로 변경됐다. 선수들의 시차적응이 문제로 부각됐고, 지구 반대편에서 모든 것을 새롭게 준비해야 했다.

어린 선수들을 이끄는 험난한 여정에 ‘김은중 리더십’이 절실했다. 김 감독은 현역시절 보여줬던 우직한 성실함으로 선수들을 다독였다. 그는 아르헨티나에 입성하기 전 시차가 같은 브라질 상파울루에 캠프를 차리고 컨디션을 조절했다. 대회 조별리그 1차전에서 FIFA 주관 대회 사상 처음으로 프랑스(2-1 승)를 꺾은 건 그간 폼을 끌어올리는 데에 주력한 결과였다. 역시 FIFA 주관 대회에서 처음으로 조별리그 ‘무패’ 통과라는 성과도 달성했다. 매 경기 심판 판정으로 선수와 코치진이 동요할 때, 선수들의 부상으로 대표팀이 흔들릴 때 중심을 잡은 게 김 감독이었다.

지난 10년간 지도자로서 착실히 쌓은 경험이 한몫했다. 2014년 대전에서 플레잉코치를 시작한 김 감독은 벨기에 2부리그 AFC 튀비즈 코치와 감독대행, U-23 대표팀 수석 코치 등을 거치며 리더십을 장전했다. 특히 김 감독이 10여 년 전 강원에서 뛸 당시 김상호 감독은 “팀의 베테랑 김은중의 솔선수범하는 모습은 선수들에게 좋은 멘토가 되어줄 것”이라고 일찌감치 내다봤다.

김 감독은 이번 대회 끝까지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냈다. 김 감독은 “월드컵에서 본인들의 가치를 증명해 낸 것에 고맙게 생각한다”며 “이 선수들이 감독으로서 내 첫 제자들이다. 1년 6개월 동안 성장한 모습을 보니 뿌듯했다”고 전했다. 김 감독을 비롯한 U-20 대표팀은 14일 귀국한다.

<강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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