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캐나다 산불연기 덮친 워싱턴, “내일은 야외활동 가능”

2023-06-11 (일) 이창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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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각종 행사 연기·취소 잇따라 워싱턴 주민들 마스크 착용 대기경보, 내일 옐로 완화

캐나다 산불연기 덮친 워싱턴, “내일은 야외활동 가능”

캐나다 산불 연기의 급습으로 워싱턴 DC 내셔널 몰 일대가 잿빛으로 변했다. <로이터>

지난 6일 캐나다 동부에서 발생한 대규모 산불로 인한 미세먼지와 연기가 남하하면서 미 동부의 공기질이 급격히 악화<본보 미주판 8일자 1면 보도>된 가운데 워싱턴 지역 공기는 10일(토)부터 야외활동이 가능한 ‘코드 옐로(Code Yellow)’로 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공기질 지수를 알리는 대기청(airnow.gov)은 8일 “워싱턴 지역 공기는 9일 ‘주황’에서 10일부터 야외활동이 가능한 ‘노랑’으로 변경된다”면서 그때까지 야외활동 자제를 촉구했다.

산불의 여파로 8일 오후 4시경 워싱턴 DC를 포함한 북버지니아 지역 공기질 지수(AQI)는 공기질 등급(AQI)에서 두 번째로 나쁜 ‘보라색(purple)’이 됐다. 메릴랜드 지역은 공기질이 세 번째 나쁜 ‘적색’을 기록했다.


AQI는 미세먼지 등 오염물질 농도에 따라 대기질을 0에서 500으로 수치화하고 ‘녹색(0-50)→노랑(51-100)→주황(101-120)→적색(151-200)→보라(201-300)→적갈색(301 이상)’ 6등급으로 구분된다.

‘보라’(201∼300)는 연령이나 호흡기 질환 여부와 무관하게 모두의 건강에 매우 해로운 상태를 의미한다. DC 시정부는 8일 ‘코드 보라’ 경보를 발령했다. DC가 미세먼지 때문에 보라 경보를 발령한 것은 처음으로 전날에는 한 단계 낮은 적색이었다.

DC 시장실은 8일 시민들에게 외출을 최대한 자제하고 밖에 나갈 경우 N95나 KN95 등급의 마스크를 쓸 것을 당부했다. 뮤리얼 바우저 시장은 기자회견에서 “밖에 꼭 나가야 하는 게 아니면 나가지 말라”고 강조하고서 도로포장, 쓰레기 수거 등 필수적이지 않은 시 서비스를 최소 하루 중단한다고 밝혔다.

또 모든 공립학교에서 체육 수업과 스포츠 경기 등 야외 활동을 중단했다.

각종 행사도 연기·취소됐다. 워싱턴DC의 프로야구(MLB)팀 워싱턴 내셔널스는 이날 예정된 경기를 오는 22일로 연기했고, 국립동물원은 “동물과 직원, 방문객의 안전을 위해” 하루 문 닫았다.

주민들은 출근이나 애완견 산책 등을 위해 밖으로 나갈 때 마스크를 착용했고, 자녀가 보통 걸어서 등교하는 가족들은 카풀을 운영했다.

또 아마존과 일부 시내 매장에서는 공기청정기와 마스크 판매가 급증했다.

한편 백악관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이날 저녁 백악관 마당에서 주최하기로 한 성소수자의 달 행사를 연기한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을 내고 지금까지 캐나다에 600명이 넘는 소방관을 파견했으며, 정부의 화재 대응을 총괄하는 전국합동화재센터(NIFC)에 캐나다 정부의 소방관과 소방장비 추가 요청에 신속히 응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창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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