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VA 옥턴고 앞 한인이 피켓 시위하는 이유는?

2023-06-08 (목) 유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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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인 여고생 딸 교통사고 사망 1주기 “가해자 구속도 안 되고 재판도 미뤄져”

▶ “또다른 사고 1년간15건…예방·대책 촉구”

VA 옥턴고 앞 한인이 피켓 시위하는 이유는?

1년 전 옥턴고 앞에서 교통사고로 사망한 한인 여고생의 어머니(오른쪽)가 가해자 처벌과 사고예방 대책을 촉구하는 거리 시위를 전개하고 있다.

2022년 6월 7일 버지니아 옥턴 고등학교 앞에서 80마일이 넘는 속도로 인도를 향해 돌진한 차량에 2명의 여학생이 숨지고 1명이 부상을 당했다. 10대 운전자의 무모한 과속운전이 끔찍한 비극을 야기한 것이다.
사고가 발생한지 정확히 1년째 되는 7일, 사망한 한인 여고생의 어머니 이영진 씨는 피켓을 들고 사고현장을 찾았다. 이 씨는 “사건이 발생한지 1년이 지나도록 가해자에게는 아무런 처벌도 내려지지 않고 재판도 계속 미뤄지고 있다”며 “죄를 지었으면 처벌을 받는 게 마땅한데 무슨 이유인지 가해 운전자는 구속된 적도 없으며 아무런 제재도 없이 자유롭게 지내고 있다”고 시위에 나선 이유를 밝혔다. 이어 “죄를 물어야 할 담당검사는 오히려 가해자를 두둔하며 재판을 미루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씨가 출석하는 킹스타운침례교회의 지인들과 지역주민, 다른 학부모들은 이날 사고 현장에서 피켓을 들고 시위했으며 사법당국에 가해자 처벌을 호소했다.
사고 직후 언론은 가해자 우스만 사이드(당시 18세)는 과실치사로 기소돼 최대 10년형에 처해질 것이라고 보도했으나 담당검사가 교체되면서 재판이 계속 미뤄져 오는 7월 24일 첫 재판이 열릴 예정이다.

유가족들은 성명서를 통해 ‘차가 완전히 부서질 때까지 그저 재미를 위해 81마일이 넘는 스피드를 즐기는 운전자에게 관용은 없다’며 ‘10대라는 이유로 다른 누군가의 목숨을 앗아간 범죄자를 감옥에 보내지 않는다면 오늘의 범죄가 내일 다시 반복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이들은 온라인 서명운동을 전개하며 학교 앞 사고예방을 위한 안전대책을 촉구했다. 희생자들의 정의를 위한 사이트(change.org/p/justice-for-gabriela-and-leeyan)를 개설해 ‘1년전 여고생 2명의 목숨을 앗아간 옥턴고 앞 도로(Blake Lane)는 이미 사고가 많기로 유명했다. 지난 1년간 같은 장소에서 15건의 사고가 보고됐다’며 ‘당국은 더 끔찍한 사고가 발생할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하루 속히 행동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유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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