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인종차별 당할까 겁나⋯’ 한인노인 47% 외출 자제

2023-04-24 (월) 07:41:55 정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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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존스합킨스 연구팀 일상생활 변화 조사

▶ 산책·야외운동 기피 불안·우울증 크게 늘어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미 전역에서 아시안 대상 인종차별과 증오범죄 폭력 사건들이 급증한 가운데 한인 노년층의 절반에 가까운 47%가 아시안에 대한 인종차별에 위협을 느껴 외출 자체 등 일상 활동을 바꾼 것으로 나타났다.

존스합킨스 대학 간호대의 한혜라 교수 연구팀이 최근 발표한 ‘팬데믹 기간 동안의 한인 시니어들의 정신건강 실태 조사’에 의하면 23%가 아시안에 대한 인종차별 때문에 안전에 위협을 느꼈으며, 47%는 일상 활동까지 바꿔야 했다고 응답했다.

일상생활의 변화로는 밖에서 혼자 걷거나 운동하는 것을 피했으며(73%), 대중교통 이용 기피(42%), 공공장소(마트, 교회, 학교 등) 피하기(41%), 평소에 하던 지역사회 활동 하지 않기(33%), 병원 가기 기피(4%) 등이 꼽혔다.


일상생활에 변화가 있다고 응답한 경우,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부정적인 정신감정(긴장, 불안감, 우울함, 외로움 등) 증상이 5배 이상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번 연구는 국립노화연구소의 지원을 받아 한혜라 교수팀이 진행한 ‘PLAN: 백세시대 뇌건강 지킴이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마련됐으며 2021년 3월 1일부터 2021년 10월 25일까지 약 9개월간 수집된 설문조사(총 51문항) 자료를 바탕으로 했다.

설문조사에는 175명의 시니어들이 참여했으며 이 중 55%가 워싱턴과 볼티모어 지역, 45%는 뉴욕 거주자였다. 이들의 평균연령은 71세였다.

한혜라 교수는 “이번 조사결과는 아시안에 대한 인종차별이 전 연령층, 즉 소셜미디어 혹은 사회활동이 활발한 젊은층 외에 노년층에까지 확산돼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면서 “한인 시니어들을 자주 접하는 의사, 간호사, 가정방문 치료사 등 의료인을 통한 개별 연계방식 외에도, 지역사회 차원에서 아시안뿐만 아니라 모든 인종에 근거한 차별은 인간의 기본 존엄성을 파괴하는 심각한 범죄라는 사실을 인식하고 인종차별을 줄여나가는 다양한 활동 및 자원을 공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프로젝트에는 워싱턴한인복지센터와 뉴욕한인봉사센터가 공동 협력기관으로 참여했다.
한편 아시안퍼시픽 폴리시 앤 플래닝 카운슬(Asian Pacific Policy and Planning Council)이 설립한 ‘아시안 증오를 멈춰라(STOP AAPI Hate)’ 통계에 의하면 2020년 3월부터 2021년 6월까지 코로나19와 관련한 아시안 인종차별이 약 9,000건 이상 보고된 것으로 집계됐다.

<정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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