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시위대 무력진압 경찰이 사과해야”...사태조사위원회 결론ⵈ평화 시위자와 행악자 구분 못한 것부터 잘못

2023-04-19 (수)
크게 작게
“시위대 무력진압 경찰이 사과해야”...사태조사위원회 결론ⵈ평화 시위자와 행악자 구분 못한 것부터 잘못
시애틀경찰국이 지난 2020년 여름 캐피털 힐 지역을 점거한 흑인인권 시위대에 무력으로 대응한데 대해 ‘공개적으로 진지하게’ 사과해야 한다고 재발방지 대책 위원회(SER)가 결론지었다.

SER은 지금까지 4차례 보고서를 통해 이 사태를 바람직하지 못한 결말로 치닫게 한 229개 항목의 원인을 분석하고 139개 항목의 개선 권고안을 경찰국과 시당국에 제시했다고 밝혔다.

시정부 및 경찰 당국자, 커뮤니티 지도자, 경찰관 책임소재 조사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SER은 4번째이자 마지막으로 발표한 이번 보고서에서 시애틀경찰이 수정헌법 권리를 이행하는 평화적 시위자와 이들 틈에 낀 말썽꾸러기들을 한결같이 구분하지 못한 것이 원초적 실책이었다고 지적했다.


SER을 구성하고 보고서 작성을 주도한 시정부 조사국의 리사 저지 국장은 시애틀경찰국의 개선행보는 제도적, 조직적 인종차별 의식이 사태의 밑바닥에 깔려 있었음을 인정해야 가능하다며 경찰국의 공개적 사과발표는 경찰과 커뮤니티 간의 신뢰를 구축하는 중요한 단계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SER은 이번 보고서에서 시위대가 지정한 ‘캐피털 힐 조직시위 지구(CHOP)’를 시애틀경찰국이 해체한 이후 발생한 3개 과격시위를 중점적으로 다뤘다. 이들 시위는 2020년 5월 미니애폴리스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현지 경찰관의 무릎에 목이 깔려 숨진 후 것 잡을 수 없이 확산됐었다.

보고서는 7월25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시애틀에 연방요원들을 파견하겠다고 발표한 후 5,000여명의 시위대가 다운타운과 캐피털 힐 도로를 뒤덮었다며 이들 중 대부분이 평화적 시위자였는데도 경찰은 이들에게 ‘도매금으로’ 무력을 행사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9월 7일 시위대가 시애틀경찰국 노조 사무실 밖에서 시위를 벌였을 때도 경찰이 확성기로 컨트리뮤직을 틀며 자전거경찰관들이 시위대를 향해 돌진했다고 밝혔다.

켄터키주에서 흑인 브리오나 테일러를 총격 사살한 백인경찰관들의 기소가 기각된 9월23일엔 캐피털 힐에 운집한 200여 시위자 중 하나가 경찰관을 방망이로 때리자 동료 경찰관이 넘어진 시위자 머리위로 자전거를 타고 지나갔다고 덧붙였다.

한편, 시애틀경찰국은 아드리언 디아즈 국장이 이미 경찰국의 2020년 시위대 무력진압에 대해 공개 사과서한을 발표한 바 있다고 지적했다.

디아즈 국장은 이 서한에서 경찰의 무력대응으로 신체적, 정서적 피해를 입은 모든 시민들에게 깊이 사과한다고 밝히고 “경찰개혁은 경찰이 책임져야할 부분을 감당한다는 뜻이며 시애틀경찰은 이를 더 잘 수행할 의지와 능력이 있다”고 강조했었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