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오스카 탈없었다...축제분위기에 잇단 기립박수

2023-03-13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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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카 탈없었다...축제분위기에 잇단 기립박수

전 세계 영화계 최대 축제 제95회 아카데미 시상식이 12일 할리웃 돌비극장에서 화려하게 열렸다. 올해 시상식에서는 아시아계 가족이 겪는 현실적 고충과 세대 갈등을 SF 장르로 풀어낸‘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가 작품상과 감독상 등 10개 부문에 오른 가운데 남우조연상(키 호이 콴)과 여우조연상(제이미 리 커티스)을 받아 돌풍을 예고했다. 이날 다큐멘터리상을 받은‘나발니’ 관계자들이 수상소감을 밝히고 있다. /로이터

올해 아카데미 영화상 시상식은 지난해와 달리 별다른 사고 없이 훈훈하게 마무리됐다.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만 3번째로 사회를 맡은 베테랑 진행자 지미 키멀의 매끄러운 진행 속에 아시아계 영화인들이 대거 참여해 만든 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이하 '에브리씽')가 7관왕을 차지, 할리우드의 비주류 아시아인들이 크게 주목받는 무대였다.

배우들의 감동적인 수상 소감에 더해 당대 팝계의 디바로 꼽히는 리한나와 레이디 가가 등의 열정적 공연이 더해지면서 축제 분위기가 한층 고조됐다.


12일 로스앤젤레스(LA)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5회 아카데미(오스카) 시상식에서 작년의 ‘윌 스미스 폭행사건’같은 돌발 대형사고는 없었다.

작년 시상식에서는 배우 윌 스미스가 행사 도중 무대로 올라와 코미디언 크리스 록의 뺨을 냅다 후려갈기는 일이 벌어져 시상식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당시 스미스는 시상자로 무대에 오른 크리스 록이 탈모증을 앓는 아내 제이다 핀켓 스미스를 놀렸다는 이유로 화가 나 그런 일을 저질렀다고 밝혔다. 스미스는 이 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을 받았지만, 이후 10년간 오스카 시상식 참석이 금지됐다.

워낙 충격적인 사건이었던 터라 올해 시상식이 그 상처를 극복할 수 있을지 우려됐으나, 이번에 아카데미 시상식을 세 번째로 진행한 코미디언 지미 키멀은 노련한 솜씨로 시상식을 매끄럽게 진행했다.

이번 시상식에서는 저예산영화이자 아시아계 배우들이 대거 참여한 ‘에브리씽’이 7개 부문을 휩쓸면서 그동안 할리우드의 비주류라고 할 수 있었던 영화인들이 무대의 중심으로 발돋움하는 장이 됐다.

'에브리씽'은 세탁소를 운영하는 중국계 이민자 여성이 세상을 구한다는 줄거리를 다중우주(멀티버스) 세계관으로 엮어내 호평받은 작품이다.

특히 1980∼90년대 홍콩 액션 영화계를 주름잡았던 말레이시아 출신 배우 양쯔충(양자경)이 아시아계 배우로는 처음으로 오스카 여우주연상을 거머쥐어 올해 시상식에 역사적인 기록을 남겼다.

올해 환갑을 맞는 양쯔충은 수상 소감으로 “여성 여러분, 누구도 당신에게 전성기가 지났다고 말하지 않게 하세요”라며 “미국은 오늘 역사를 썼다”고 말해 기립박수를 받았다.

이 영화를 만든 제작자 조너선 왕과 감독인 대니얼 콴 역시 각각 작품상과 감독상 수상으로 무대에 올라 눈물을 글썽이며 자신의 꿈을 잃지 않게 해준 이민 1세대 부모와 가족에게 감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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