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미국 잇딴 은행파산‘일파만파’...SVB에 이어 주말 시그니처 은행도 파산해

2023-03-13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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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이든 “은행 규제 강화 요청할 것”강조

미국 잇딴 은행파산‘일파만파’...SVB에 이어 주말 시그니처 은행도 파산해

캘리포니아 실리콘밸리은행 앞에서 고객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로이터

지난 40년간 스타트업 신생 기업들의 자금줄 역할을 해왔던 실리콘밸리은행(SVB)이 예금 인출 사태와 주가 폭락으로 전격 폐쇄돼 미국은 물론 전 세계 금융권에 일파만파 충격파를 던지고 있다.

더욱이 지난 주말 동안 뉴욕에 기반을 둔 암호화폐(가상화폐) 전문은행인 시그니처 은행이 파산했다.

SVB뱅크는 미국에서 16번째로 큰 은행으로 갑작스런 붕괴는 역대 미국 내 파산 은행 가운데 2위 규모이자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대 규모라는 점에서 금융권 전반으로 위기가 확산돼 ‘제2의 리먼브라더스’ 사태가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에 휩싸여있다.


이같은 위기감이 확산되자 연방 정부는 일요일인 12일 이례적으로 신속히 SVB 은행 고객들에 대해 FDIC가 보증하는 25만 달러 이하 예금은 물론 다른 모든 비보호 예금들에 대해서도 전액 보증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는 금융시장 혼란을 막기 위한 적극적인 대응에 나선 것이다.

이어 13일 조 바이든 대통령도 직접 나섰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SVB와 시그니처은행 같은 은행 파산 사태가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금융 규제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금융시장이 문을 여는 것과 동시에 가진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난 이런 은행 파산이 다시 발생할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의회와 금융 당국에 은행 관련 규제를 강화하도록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바마 전 행정부에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같은 위기가 재발하지 않도록 도입한 금융 규제를 트럼프 전 행정부가 완화했다며 “이런 일이 일어날 위험을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주 은행들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서 중소기업과 전반적인 은행 시스템에 가는 피해를 막을 것을 지시했고 재닛 옐런 재무부 장관과 규제 당국이 즉각적으로 행동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인들은 우리 은행 시스템이 안전하다고 안심해도 된다. 당신의 예금은 안전하다”며 “우리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필요한 어떤 일이든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납세자는 어떤 손실도 부담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 돈은 은행들이 예금보험기금(DIF)에 지급하는 수수료로 충당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고객이 SVB와 시그니처은행에 맡긴 예금을 전액 보증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손실을 세금으로 메우지 않겠다는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연방예금보험공사(FDIC)가 은행을 관리하면 기존 경영진이 계속 은행에서 일하면 안 된다”며 은행 경영진을 해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왜 이런 일이 일어났고 누가 책임을 져야 하는지 완전히 밝혀야 한다며 "내 행정부에서는 그 누구도 법 위에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금융 위기 사태로 인해 당초 13일 주가가 폭락하는 ‘블랙 먼데이’사태가 빚어질 것으로 우려됐지만 정부가 강력한 대응에 나서면서 미국 증시는 폭등했다.

특히 정부가 암호화폐 등에 대해서도 예금을 전액 보장한다고 약속하면서 비트코인 등이 폭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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