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가주 한인불교, ‘공부나눔’ 실천 본격화
2023-03-09 (목)
정태수 기자
북가주 한인불교마을의 공부나눔 실천이 본격화 국면에 접어든 것 같다. 지난 연말 송년모임과 올해 정초 신년모임 등 여러 자리에서 설왕설래 오고갔던 ‘서로 공부를 권하고 함께 공부를 나누자’는 다짐들이 속속 실천에 옮겨지고 있는 것이다.
선봉은 역시 수선회다. 주로 실리콘밸리 IT업계에 몸담은 과학기술분야 참선동호인들 중심으로 2006년 결성된 수선회는 선방이 없던 출범 초기에도 위크엔드 정기참선이 끝나면 특정 주제 발표와 즉석 토론 등 일찌감치 공부하는 참선모임으로 자리를 잡았다. 수선회는 특히 유인 거사 달오 거사 학산 거사 등 창립멤버 상당수가 직장 때문에 다른 나라나 다른 주에 흩어져 사는 동안에도 정기적 온라인 미팅을 통해 공부를 나누는 전통을 지켜냈다.
뿐만 아니다. 신행생활은 말할 것도 없고 공원 직장 식당 등 사람들의 모임 자체가 거의 금지됐던 2020년 코로나 사태 초기에 도리어 수선회는 IT분야 특장을 살려 일요아침 정기참선을 비대면 참선으로 전환하는 한편 누리집을 대폭 리모델링하고 구글밋 등 온라인 모임 활성화에 박차를 가하면서 다달이 네번째 금요일 저녁에 화상법담을 나누는 사금법담, 회원 추천 ‘공부되는 동영상 시청하기’ 등을 실천에 옮겼다.
지난 2월 25일(토) 오후에 약 2시간동안 수선회 회장 달오 거사가 진행한 명상강좌 역시 수선회식 공부나눔 일환이었다. 수선회 창립멤버로 과학기술 분야에 종사하다 은퇴한 뒤 한국과 미얀마 등지에서 수년간 ‘명상유학’을 하기도 한 그에게 역시 창립멤버이자 초대회장이었던 유인 거사가 공부나눔 보시를 간청했다는 후문이다. 자신의 경험담을 곁들여 명상에 관한 상세설명과 즉석실수(실습)으로 이어진 달오 거사의 강좌는 오승진 거사의 현장촬영한 뒤 40분짜리 2개의 동영상(제목: 내 마음으로 가는 길)으로 편집돼 수선회 누리집에 업로드(koreanzen.org)됐다. 이 소식을 전하면서 오 거사는 “영어 자막을 넣어 미국인 친구들에게 보내주면 좋을 것 같다”는 후기를 남겼다.
이달 첫 토요일(3월4일)에는 북가주불자연합회 정기모임을 겸한 공부나눔이 이어졌다(사진). 산타클라라 한성식당 별실에서다. 공양 전후 약식으로 진행된 이날 강좌는 송광섭 법사가 맡았다. 한국에서 약 30년간 해사생도 법우들에게 불교교리를 지도한 그는 미국에 정착한 후에도 미주현대불교 정기기고 등을 통해 부처님 가르침뿐 아니라 이웃커뮤니티 불교계 동향을 알리는 일에도 큰몫을 담당해왔다. 송 법사는 기원전 450년경부터 기원후 1300년경까지 불교변천사를 조망하며 근본불교 원시불교 부파(아비달마)불교 대승불교 밀교 등 흐름을 시대별로 설명했다.
3월의 공부나눔 정기모임에 뒤이은 2차 모임을 위해 이윤우 법사-문수행 보살 부부는 커피와 빵을 보시하고 이 법사가 몇년 전에 반어적 제목(‘마음연습 하지 마라’)을 붙여 펴낸 저서를 참가자들에게 선사했다. 이윤우 법사는 과거 수십년간 학이시습회를 이끌면서 북가주 한인불교 재가불자들의 공부바람을 주도했었다.
지난해 후반기에 이심전심 결성된 불자연합회는 회장 부회장 회계 서기 등 지도부 구성을 일단락짓는 한편 향후 운영방향 등에 대한 세부계획을 가다듬고 있다. 일단 정기모임을 홀수달에 갖는다는 방침은 확정됐다. 이와는 별도로 자성 거사는 10년 넘게 경전강독모임을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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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