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지진 대참사 외면할 수 없다
2023-02-10 (금)
튀르키예와 시리아에서 일어난 강진으로 인한 인명 피해가 날이 갈수록 불어나고 있다. 지진 발생 나흘째인 9일 사망자가 1만6,000명을 넘어선 가운데 세계보건기구(WHO)는 희생자가 2만명을 넘을 수 있다고 전망했고,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10만명 이상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추정했다.
피해지역의 사진과 동영상들은 참담하기 그지없다. 죽은 딸의 손을 놓지 못하는 아버지, 수십 구의 시신이 병원 밖에 줄지어 누워있는 참혹한 광경, 더디기만 한 구조작업 앞에서 발을 동동 구르는 가족들…. 공중에서 드론으로 찍은 현지의 피해규모는 더더욱 할 말을 잃게 한다. 완전히 무너져 내린 건물들의 잔해가 끝없이 이어지는 가운데 흙먼지만 피어오르는 현장에는 섭씨 영하 6도까지 떨어진 강추위와 계속되는 여진에 밖으로 내몰린 시민들이 차량 안이나 길거리에서 노숙하며 겨울밤을 지새우고 있다.
이같은 참사 앞에서 특히나 크나큰 충격과 두려움을 갖게 되는 것은 캘리포니아 주가 샌 안드레아스 단층이라는 큰 위력을 가진 지진대 위에 위치해있고, ‘빅원’의 위험이 계속 예고돼왔기 때문이다. 튀르키예 지진과 같은 규모 7.8의 강진이었던 1906년의 샌프란시스코 대지진은 3,000여명이 사망하고 도시의 80%가 파괴되는 등 미국 최대의 지진 참사로 기록됐다. 그 때와 비슷한 크기의 빅원이 찾아올 경우 지금은 100여년 전보다 훨씬 밀집된 도시, 더 높고 더 많은 고층빌딩으로 인해 피해 규모는 상상을 초월할 것으로 우려된다.
튀르키예와 시리아의 참혹한 피해 현장에 미국과 유럽 등 세계 각국의 구호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에서도 110여 명의 긴급구호대를 튀르키예로 파견했고, 대만과 홍콩도 잇달아 현장으로 구조대를 급파했다.
하지만 이 정도의 지원으로는 그 엄청난 피해와 손실을 일부분이나마 메우기에 역부족이다. 당장 거리에 나앉은 수백만명의 이재민들에게는 작은 도움과 지원도 절실하다. 절망 속에 울부짖는 튀르키예와 시리아의 국민들에게 세계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이 보내는 마음과 사랑과 정성은 다시 일어서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다. 본보가 이들을 돕기 위한 성금 모금운동을 펼치는 이유다. 한인사회의 뜨거운 관심과 동참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