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동부 최악 한파·폭설 무더기 항공 결항 등
▶ 최대 여행시즌 초비상
미 중동부 지역이 역대급 한파와 폭설로 꽁꽁 얼어붙었다.
크리스마스에서 신년까지 이어지는 연말 여행 성수기를 앞두고 중부와 남부, 동부에 이르는 광범위한 지역에 ‘폭탄 사이클론’이 덮쳐 초비상이다.
1억명 이상이 대이동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혹한, 폭설, 강풍, 홍수가 곳곳에서 발생해 비행편이 무더기 취소되고 철도와 도로 교통도 큰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22일 AP·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북극의 찬 기류와 습한 공기가 만나 생성되는 저기압성 폭풍인 폭탄 사이클론이 많은 눈과 차가운 강풍을 동반하고 올해 크리스마스 주말을 몇십 년만의 ‘최악 연휴’로 만들 것으로 예보됐다. 10년에 한 번 올까 말까한 겨울 폭풍이 중서부에서 동부로 이동하면서 주말까지 약 1억3,500만명이 사는 지역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기상당국은 내다봤다.
이로 인해 몬태나주의 일부 산악 지방은 이날 기온이 최저 영하 46도로 급강하하고, 캐나다 북서부에서는 영하 53도를 찍는 지역도 나왔다. 와이오밍주 산간지역에서는 영하 70도에 육박하는 기온이 기록됐다는 지역언론 보도도 나왔다. 덴버는 이날 오전 32년 만의 최저 기온인 영하 31도를 찍었고, 뉴욕시의 경우 눈 대신 비가 내리고 있지만, 성탄절 주말을 앞둔 23일 밤에는 센트럴파크 기준으로 기온이 영하 9도로 내려갈 전망이다.
이에 따라 22일 하루에만 미 전역에서 국제선과 국내선을 합쳐 2,400편 이상의 항공편이 취소됐고 약 8,700편이 지연됐다. 23일 아침에도 최소 3,600여편이 이미 결항했다. 23일 오전 7시 기준 SF공항(SFO)에서도 50편이 취소되고 68편이 지연됐으며, 오클랜드공항에서 49편, 산호세공항에서 45편이 결항됐다. 허브 공항인 시카고와 덴버의 공항들에서 가장 많은 항공편이 멈춰 섰고, 캐나다 밴쿠버에서는 이미 며칠째 항공대란이 벌어졌다. 암트랙은 중서부를 중심으로 20개 이상 노선의 열차 운행을 중단했고, 눈이 많이 내리는 지역에서는 경찰 등이 고속도로에 출동해 차량 운행을 돕고 있다.
국립기상대(NWS) 기상예측센터의 알렉스 라머스 기후 전문가는 “폭탄 사이클론은 차가운 냉동 덩어리”라며 “사이클론이 닿는 지역은 단 몇 시간 만에 수십 도가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중부, 남부, 동부에 이르기까지 곳곳에서 기록적인 수준으로 기온이 떨어지거나 폭설, 눈보라, 돌풍 등이 예보됐다. 항공편 취소는 flightaware.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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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형석, 신영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