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곽동현 부동산 칼럼 - 2022년을 보내며

2022-12-23 (금) 곽동현/부동산칼럼니스트 NMLS ID 5252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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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는 말에 시작된 코로나는 끝이 난 것 같은데 주택시장이나 모기지 시장은 올 한 해 동안 엄청나게 힘든 시간을 보냈다. 지난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와 견주어 보아도 별 차이가 없을 만큼 시장이 얼어붙었다.

코로나도 이유가 있겠으나 그 여파로 불어 닥친 급격한 인플레이션과 또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연준에서 지속적으로 인상한 기준금리로 30년 고정 주택 모기지 금리가 한때 7%를 넘어가는 등 엄청난 변화가 있은 한 해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시간은 계속 흘러가고 이제 2022년을 보내고 조만간 새해를 맞이해야 한다. 한 해를 돌아보며 우리가 어떤 것을 얻었고 어떤 것을 잃었으며 어떤 변화가 일어났고 또 시장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조심스럽게 나누어 본다.


1. 주택 시장
올해 주택시장은 여름을 중심으로 상반기와 하반기로 나누어 이야기할 수 있는데 상반기만 하여서 주택 시장은 셀러 마켓이었다. 리스팅이 나오면 주택구입을 희망하는 바이어들이 줄을 지었다.

심지어 리스팅 가격에 10% 이상을 더 오퍼를 내어야 거래가 되는 경우도 보았다. 또한 모기지 이자는 지난해와 비슷하게 30년 고정이 3% 초반에 머물러 있었다. 이자가 오를 것이란 전망은 무성했어나 언제 오를지 앞을 내다볼 수가 없을 정도로 시장은 괜찮았다.

하지만 여름이 지나가자 점점 유가가 오르고 생활필수품이 매주마다 오르는 등 극심한 인플레이션이 시작되었고 연준에서 인플레이션을 잡고자 열리는 회의마다 기준금리를 인상시켰다. 그러자 주택시장은 급격히 얼어붙기 시작하였다.

갑자가 주택 모기지 이자가 불과 몇 달 사이에 3% 대에서 7%까지 올라 버리자 주택 시장이 급랭하게 되었다.
주택을 쇼핑하던 고객들도 시장에서 발을 빼기 시작했다. 모기지 이자도 그렇지만 주택시장이 붕괴가 되면 그때 주택 구입의 기회를 찾으려고 하는 것 같다.

지금까지 내 집마련을 하지 않은 고객들은 하나같이 주택가격이 너무 올랐다고 하소연을 하고 있다. 거품이 빠질 거라 기대로 지금까지 기다려 왔다. 하지만 2008년 당시 서브프라임 당시에도 맨하탄을 중심으로 한 뉴욕과 뉴저지 일대 주택가격은 주춤은 했을지언정 붕괴는 없었다.

그리고 지금 주택시장이 얼어붙었으나 서브프라임 때처럼 모기지를 못 내어 오너들이 숏세일이나 포클로 져 같은 상황은 더욱 아니다 벌써 10년 넘게 모기지 시장은 20% 이상 다운을 한 안전한 상품들만 거래되어 현 모기지 융자들의 위험성이 그다지 높지가 않다.

아무튼 얼어붙은 주택시장이 언제 즈음 풀릴지 아무도 모르는 상황에서 인플레이션과 높은 모기지 이자로 인해 내년 상반기도 주택시장은 그다지 희망스럽지는 않다.


2. 모기지 시장
모기지 시장은 올 상반기까지만 하더라도 호황이었다. 지난 2019년에 시작한 코로나로 인해 모기지 금리가 3% 미만까지 내려갔었다. 그래서 2020, 2021년 정말 융자를 갖고 있는 모든 오너들은 재융자를 신청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밀려든 재융자 신청으로 클로징까지 거의 6개월을 기다려야 클로징을 할 수 있을 정도였다.

그래서 올 상반기는 작년에 클로징 못한 재융자 클로징으로 정신없이 바빴고 또 주택구입 융자도 봄이 되고 이사철이 되자 주택구입을 희망하는 바이어들로 항상 융자 상담을 했었다. 그런데 여름이 딱지나자 거의 매일 모기지 이자가 오르기 시작했다.

3% 초반에서 7%가 넘도록 계속 올랐다 필자도 십 년을 넘게 융자 일을 해오며 이렇게 매일 모기지 이자가 오르는 일은 경험을 해보지 못했다. 수년 동안 주택 모기지 이자가 기형적으로 낮은 것은 인정하는데 모두 인상이 되는 것을 예상했지만 막상 불과 몇 달 사이에 이렇게 올라버리니 말 그대로 융자 신청이 뚝 끊겨 버렸다. 하반기에 재융자 건수는 한건도 없었다.

주택 구입 신청 융자도 정말 거의 몇 개 밖에 진행이 되지 않았다. 정말 이런 시기는 융자를 시작하고 처음인 듯하다. 다행히 최근 들어 모기지 이자가 6% 정도로 자리를 잡아가는 듯하다. 물론 고객의 조건에 따라 5%에 근접하는 상품들도 나오고 있어 내년부터는 시장이 조금 호절 되지 않을까 기대는 해보는데 올 한 해는 정말 모기지 시장은 롤러코스트를 타는 기분이다.

3. 융자 가이드라인
아주 기대되는 것은 이번 팬데믹이 끝나고 모기지 시장에 찬바람이 불고 난 뒤 은행들이 속속 괜찮은 상품들을 내어 놓고 있다. 필자의 은행에서도 고객이 조건을 갖추면 20% 미만 다운 할시 내어야 하는 모기지 보험을 10%만 다운해도 내지 않는 상품들이 나왔다.

또 클로징 보조금도 5천 달러가 넘게 보조를 해주는 상품도 있다. 하지만 시중 메이저 은행들은 아직도 고객들의 수입 증빙이 되는 융자만 받고 있다. 물론 로컬 은행들이 수입 증빙 없이 융자를 해주긴 하지만 이자가 너무 높고 많은 다운페이먼트를 요구하는 터라 만만치가 않다.

올 한 해 한인 고객들을 보더라도 자영업을 하는 한인 1세들 보다 미국 회사에서 W2를 받는 1.5세나 2세들이 주를 이루었다. 아마 내년도 한인 고객들은 수입보고를 정확히 보여 줄 수 있는 2세들이 주 고객이 아닐까 싶다.

4. 위기를 기회로
주택시장이 얼어붙었고 모기지이자는 엄청 높아 내 집마련이 멀어져 보이지만 그렇지도 않다 항상 기회는 어려울 때 찾아온다. 어떻게 보면 내 집마련을 희망하고 있다면 지금이 가장 적기 일지도 모른다. 절대 주택매매가 없을 것 같은 지금도 주택 매물이 나온다.

지금 나오는 매물들은 대부분 사연들이 있다. 부부가 이혼을 하던지 아니면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자녀들이 주택을 팔아 재산 상속을 받기 위할 때 시기를 가리지 않고 매물이 시장에 나온다.

지금처럼 주택시장에 경쟁이 없을 때도 드물다 만약 수입증빙이 확실하고 다운할 자금만 제대로 준비되어 있다면 경쟁자도 없고 잘만하면 리스팅 가격보다 더 싸게 주택을 구입할 수 있다. 그리고 높은 모기지 이자는 또 몇 년 뒤에 적절히 내려가면 그때까지 낮은 이자로 갈아타면 된다. 항상 위기 가운데 누구도 보지 못하는 기회가 있다.

아무튼 힘들었지만 팬데믹도 지나가고 한해 또한 지나가고 있다. 얼마 남지 않은 시간 부족한 것이 무엇이었는지 아쉬웠던 게 무엇이었던지 잘 돌아보는 한 해가 되고 다가오는 새해를 잘 맞이하길 소망한다.

문의: 917-696-3727

<곽동현/부동산칼럼니스트 NMLS ID 5252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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