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오늘 하루 이 창 열지 않음닫기

정토회, 30년만에 제1차 만일결사 4일 회향

2022-12-08 (목) 정태수 기자
크게 작게
정토회, 30년만에 제1차 만일결사 4일 회향
맑은 마음, 좋은 벗, 깨끗한 땅을 실현하기 위한 수행단체 정토회(지도법사 법륜 스님)의 출발은 미미했다. 1985년, 흔히 비원이라 불리는 서울 창덕궁 후원 인근의 허름한 골방에서 주로 대학생 불자동아리를 지도하는 ‘유발 법사’였던 법륜 스님과 정토행자로 불리는 회원 몇이서 정토포교원이란 간판 아래 첫 향불을 켰다. 제법 이름있는 사찰들도 어려움을 겪거나 아예 사라지는 통에 재가자 중심 포교원이 얼마나 버티랴. 다수의 무관심 속에 그나마 이따금 관심을 표했던 불교계 안팎 인사들의 인식마저 대체로 그랬을 터다. 그러나 정토회는 지금 국내외 지회들만 해도 웬만한 사찰의 신도수 못지 않을 만큼 성장했다. 좋은벗들, 에코붓다, 한반도평화재단 등 산하단체와 유관단체를 다 헤아리자면 손가락이 모자란다. 정토행자는 수만명을 헤아린다. 아직도 나날이 성장중이기에 앞으로도 끝없이 성장할 것이기에 ‘나중’이라 말할 수도 없지만 정토회는 이미 창대하다.

정토회 성장의 원동력은 뭐니 해도 수행이다. 나를 낮추는108배, 나를 깨우는 정토행자 서원봉독, 경전읽기 명상 봉사활동 등 하루 1시간 이상 실천적 수행과 하루 1,000원 이상 보시를 바탕으로 하는 수행이다. 법륜 스님부터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수련원에서나 비행기에서나, 심지어 날짜선을 넘나들며 이동하느라 때로는 오늘에서 어제로 가는 경우도 있지만, 그 어떤 상황에서도 새벽예불로 시작되는 그날의 수행을 거르는 법이 없다고 한다. 스님의 솔선수범에 정토행자들은 묵묵히 따라할 수밖에. 스님이 ‘함께 하는 수행’을 권장하는 까닭은 세과시를 위해서가 아니다. 도반의 존재는 나태와 방일을 경계하는 도우미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조각조각 모여 아름다운 큰그림 모자이크화가 되듯이 나는 나 만큼 너는 너 만큼 부처님을 본받아 실천하면서 ‘모자이크 부처님’을 이루자는 스님의 뜻에 따른 철칙이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법륜 스님과 정토회는 정토회 출범 8년 뒤인 1993년 3월8일 1700년 한국불교사에, 아니 2600년 세계불교사에 유례 없는 - 최소한 유례 드문 – 제1차 만일결사에 돌입한다. 무려 30년이 걸리는 이 대장정은, 지금은 북미지회로 통합된 샌프란시스코정토회가 출범(2007년)하기 14년 전에 시작된 것이다.


작심삼일(作心三日). 뭔가 해야겠다 혹은 하지 말아야겠다 마음을 먹어도 사흘을 넘기기 어렵다는 다수의 경험칙에서 생겨난 사자성어다. 소기의 목표달성을 위한 실천의지를 더욱 다지는 뜻에서 주로 새해 첫날이나 생일이나 동짓날 등 특정한 날에 야심차게 출발하지만 ‘십리도 못가 발병’나기 십상인 것이 보통사람들 아니던가. 그런데 백일결사 넘어 천일결사 넘어 만일결사를 작심하고 실행에 옮긴 법륜 스님과 정토행자들이 역사적 대장정을 마침내 회향했다. 꼬박 30년에서 단 석달 모자란 2022년 12월4일이다. SF정토회처럼 만일결사 돌입이후 생긴 지회 소속원들과 같이 후발행자들의 도중합류를 위해 백일결사 천일결사 단위로 나누어 실시된 만일결사 대장정에는 스님을 비롯해 연인원 7만여명이 동참했다고 한다. 대장정을 마무리하는 만일결사 회향수련에만 근 3,000명이 참가했다는 소식이다.

법륜 스님의 은사인 도문 큰스님은 온라인으로 녹화중계된 만일결사 회향법문(사진)을 통해 특유의 단순반복 어법으로 “법륜 스님을 꽉 붙잡으세요. 꽉 붙잡아서 업장을 다 녹여서 문제를 해결하세요, 해결! 무슨 해결? 문제 해결! 자기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과거에 지은 모든 업장을 녹이는 해결! 미래에 성불 인연을 짓는 해결! 법륜 스님을 선지식으로 해서 모든 문제를 잘 해결하길 바랍니다”라고 되풀이 강조했다. 지도법사 법륜 스님의 회향법문 및 관련 대담방송은 정토회(www.jungto.org)와 불교방송(www.bbsi.co.kr) 등 누리집에서 시청할 수 있다. 정토회는 세부준비 등을 거쳐 새해 3월에 제2차 만일결사에 돌입할 예정이다.

<정태수 기자>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