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살며, 느끼며 - 젊고 참신한 리더

2022-11-18 (금) 민병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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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들의 지대한 관심을 모았던 2022년 중간 선거 결과가 나왔다. 상원과 하원 모두 공화당이 가져갈 것을 예상했으나 상원은 민주당이, 하원은 공화당이 가져갔다. 이번 중간선거는 그 어느 때보다 한인들에게 관심이 뜨거웠다. 우리가 앞으로 이 땅에서 어떻게, 어떤 대우를 받으며 살아갈 지를 짐작해 볼 수 있는 선거였기 때문이다.

집권여당과 야당의 대결, 이는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결이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 시절, 인류 역사상 처음 경험하는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되었다. 이 코로나19의 발원지가 중국이라 하여 같은 아시안인 한인들도 많은 피해를 보았다. 비하 발언에 폭행, 살인까지 그 위험수위가 몹시 높았다. 나이 많은 아시안 여성은 길에 나가 다니지 말라고 할 정도로 인종 차별을 당했다.

그런데 트럼프는 중간선거 책임론에도 불구하고 15일 2024년 대선 도전 출마선언을 했다. 그가 2024년 대통령에 당선된다면 강한 미국을 주창하면서 국경은 튼튼해지고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는 일단 멈추겠지만 분열과 거짓과 혐오의 정치가 더욱 깊어질 것이다. 트럼프는 1946년 6월14일생으로 만일 2024년 제47대 대통령이 된다면 그 때 나이 78세 고령이다.


이번 중간선거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기대이상으로 선전해주어 당분간 안정 태세로 가게 되어 다행지만 내년 초 재선 도전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했다. 1942년 11월20일생으로 현재 80세 고령인 바이든은 이번 임기가 끝나면 82세, 재선에 성공한다면 2029년 퇴임시 86세다.

현직 대통령이나 전 대통령이나 두 사람 모두 치매가 오고 건강에도 문제가 많아지는 고령의 나이를 감안하면 다음 대선에 나오지 않는 것이 좋겠다.
대부분의 미국 국민들은 젊고 건강한 대통령을 원한다. 젊어야 미래 계획을 장기적으로 세우고 열심히 일해도 쉽게 지치지 않는다. 젊고 참신한 리더가 필요하다.

현재 민주당에는 차기 대통령 후보감으로 엘리자베스 워런, 카멀라 해리스, 피트 부티지지, 미셸 오바마, 버니 샌더스, 팀 케인, 개빈 뉴섬 등이 있다. 공화당의 차기 대통령 후보감으로는 마이크 펜스, 론 드샌티스, 마이크 폼페이오, 마르코 루비오, 데드 크루즈, 래리 호건 등이 있다.

또한 이번 중간선거에서 한인연방하원의원 4명 모두 연임되었다. 연방하원의원 앤디 김(40, 민주, 뉴저지)이 3선에, 메릴린 스트릭랜드(59, 민주, 워싱턴), 영 김(59, 공화, 캘리포니아), 미셸 박 스틸(67, 공화, 캘리포니아)이 재선에 성공했다. 이는 미국 중앙정치권의 ‘코리안 파워’를 여실히 보여준 것으로 이들 4명의 당선 확정에 한인들의 든든한 울타리가 생긴 듯 하다.

또한 뉴욕주 론 김이 하원의원 6선을 했고 뉴욕주 최초의 한인여성 주 하원의원에 그레이스 이, 뉴저지주 하원의원으로 엘렌 박이 당선되었다. 특히 뉴저지 팰팍 시장에 당선된 폴 김을 비롯 뉴저지 각 타운별 본선거에서 이현진, 앤소니 김, 윌리엄 김, 헬렌 전 4명의 한인이 시의원에 당선됐다. 또 포트리 피터 서, 테너플라이 대니얼 박, 잉글우드클립스 크리스 김, 팰리세이즈 팍 제이슨 김이 시의원에 당선됐다. 뉴저지 교육위원만 11명이 당선되는 쾌거를 이루었다.

한인선출직 정치인들의 대거 탄생이 마치 우후죽순(雨後竹筍)같다. 죽순은 대나무의 땅 속 줄기에서 갈라져 나온 어린 싹을 말하는데 ‘우후죽순’은 긍정적으로도, 부정적으로도 쓰인다. 비온 뒤 여기저기서 솟는 푸른 싹같은 한인 젊은이들이 대나무처럼 곧게 자라올라 주류사회에서 아시안의 목소리를 제대로 내주기 바란다.

그런데 한 가지 문제는 한인들의 투표율이다. 이번 중간선거의 문제일 뿐 아니라 앞으로의 문제가 저조한 투표율이다. 극단주의자들의 음모론과 가짜 뉴스에 시달리지 않고 코리안 아메리칸으로서 정체성과 자긍심을 지닌 채 살고 싶다면 투표를 해야 한다. 민주주의는 모든 국민에게 균등한 권리를 제공한다. 그 권리가 바로 투표다.

<민병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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