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통신] 지구환경 훼손 참회와 생태계 평화 성취를 바라며
2022-11-02 (수)
진월 스님/리버모어 고성선원 원장
어느덧 11월, 임인년도 저물어 갑니다. 한국 달력을 보니, 입동이 나흘 뒤로 다가오며, 겨울의 문턱에 다다랐음을 느낍니다. 지난 봄부터 거친 세월을 되돌아보고, 남은 날들을 살펴서 한해를 마무리하려 준비할 때인 줄 압니다. 닷새 뒷면 음력으로 시월보름으로, 전통 사찰에서는 겨울 안거를 시작합니다. 우리 모두 각자 건강하고 알차게 겨울을 지낼 수 있도록 예비하여야겠습니다. 오는 화요일은 중간선거일로서, 이미 우편으로 사전 투표를 한분들도 있겠지만, 미합중국 연방의원들과 주지사 등 주정부의 주요직책 선출과 정책에 대한 시민의 뜻을 반영하는 중요한 기회를 갖게 됩니다. 건전한 시민의식으로, 자유 민주국가의 주인임을 자각하고, 마땅한 권리와 의무를 올바로 행사하여야겠습니다. 미국의 바람직한 발전은 물론, 세계적이며 지구적인 인류공동체 건강과 성숙에 이바지 할 수 있는 인물을 선발하여야 하겠지요. 국제사회에서 차지하는 미국의 역할과 기대가 큰 만큼, 그에 합당한 자질과 책임의식을 갖춘 분들을 선출함이 절실히 필요한 때입니다.
며칠 뒤부터 이집트 시나이 반도 끝에 자리한 “평화의 도시”로 알려진 샤르암엘쉐이크에서 COP-27회의(11/6-16)가 열립니다. 유엔의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당사국총회로서, 1992년에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에 따라 매년 1회 개최되며 세계최고위의사결정을 하는데, 작년 영국 글래스고 회의에는 197개국 정부대표단 및 수많은 시민사회단체에서 4만여명이 참석했다고 합니다. 금년도 회의에 맞추어서, 예루살렘에 사무소를 둔 엘라이자인터페이스연구소(EII)에서는 그 무렵 세계종교지도자이사회(EBWRL) 모임을 갖고, 종교적인 대안을 추구해 보려한답니다. 세계 인류 보편적 문제 해결에 종교인들이 관심을 갖고 협조함은 마땅하고 바람직한 역할이며 사명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EII는 유대교, 그리스도교, 이슬람교, 힌두교, 불교, 시크교 등 지구촌의 세계종교 지도자와 관련학자들이 모여서, 인류공동체의 평화와 안녕을 위해, 각각의 전통적 지혜와 경험을 나누며 협조하는 일을 연구하고 추진하는 기구입니다. 이 연구소가 제시한 이번 회의 주제 내용은, 이번 COP 취지와 목적에 상응하고 부합하는 종교인의 책임과 역할의 천명으로 기획되어 있습니다. 마침 회의장소가 중동의 종교적으로 유서 깊은 시나이산 근처이므로, 이른바 모세가 야훼로부터 “십계”를 받은 곳으로, 유대교와 그리스도교의 영적인 연고지로서 그 의미를 되새겨보며, 오늘날의 지구적 상황에 알맞은 윤리 도덕적 생활규범의 창안을 시도할 줄 압니다. 과거부터 그동안 인류가 무리하게 저지른 생태계 및 자연환경과 지구적 훼손에 대한 반성 참회(Repentance)를 하고, 바람직한 미래를 이루기 위하여 인류가 함께 지켜나가야 할 공존공영의 약속(Covenant)을 만들려는 계획입니다.
새천년의 열망이 컸던 2000년대 초에 출범할 때부터, 불교계 대승전통을 대표하는 일원으로서 EII 이사회에 동참해온 산승은, 이번 EII EBWRL회의(11/8-14)에 참석하여, 한국불교 전통의 참회의식을 소개하고, “십선계” 즉 열가지 착한 행동을 하도록 이끄는 계율을 제시하며, 범종교적인 인류 보편적 약속을 만드는데 일조하려 합니다. 돌아오는 길에 워싱턴D.C.에 들려, 한국평화회의(KPC 11/14-15)에도 참가하여 국내외 동지들과 회합하고 미국 국회의사당을 방문하여 의원들의 지지와 협조를 요청하는 등, 한반도 평화발전 노력에 동참하려 합니다. 기후위기 등 지구상황을 걱정하고, 한반도의 평화를 염원하시는 독자 여러분들의 따뜻한 격려와 응원을 바라며 기대해마지 않습니다. 아울러, 다가오는 이곳 추수감사절(Thanksgiving Day)에 농업을 포함하여 다양한 직장에서 얻으신 올해의 성과를 자축하면서 그동안 도와준 모든 인연들에 감사할 수 있기를 바라며, 지구 건강과 대한 평화를 빕니다.
<진월 스님/리버모어 고성선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