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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인 칼럼] “강압이 아닌 사랑으로”

2022-10-27 (목) 김태훈 목사(새누리 선교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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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인구는 2015년을 정점으로 매 년 연속 감소하고 있다. 아마도 이러한 추세는 계속 하양곳선을 그리며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많은 사람들이 전망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3년 연속 한국의 출산율은 0.8대로 전세계 꼴지를 기록하고 있다. 부부가 결혼해서 낳는 아이의 수가 1명에도 못 미치고 있다는 말이 된다. 내가 태어난 1960년말만 해도 한국은 인구증가를 억제하기 위하여 산아제한 정책을 펴야했다. 당시에는 4남매를 둔 가정이 흔하였고 7남매, 8남매를 둔 가정도 꽤 있었다. 그러다 보니 학교에 가면 한 반에 보통 70명 이상의 학생들이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한 반에 20명 정도라고 이야기를 한다. 이처럼 인구감소는 교육시스템등 사회 전 분야에 걸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또한 교회도 예외는 아니다. 저출산에 따른 교회 주일 학교 인원 감소는 매우 심각한 수준이라는 말이다.

이러한 와중에 최근에 한 기독교 신문에 실린 기사 내용중에, “10대가 보는 한국 교회, ‘너무 강압적이에요’”라는 제목이 내 눈을 사로잡았다. 내용을 간추려보면10대와 20대들은 한국교회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라는 설문 조사에서 10대와 20대는 한국교회가 너무 강압적이라고 지적을 한 것이다. 다음세대가 교회에서 점점 줄어드는 이유 중 하나는, 자유로운 생각을 가진 젊은이들을 품어주지 못하고 강요하는 모습이 자주 보이기 때문인 것이다. 앞에서 언급한대로 가뜩이나 저출산으로 인하여 교회에 아이들의 숫자가 줄고 있는데10대에서 30대 이하의 교회의 허리에 해당하는 젊은 세대가 감소하고 있다는 건 더욱 심각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이 기사를 보면서 오래전에 내 아버지가 목회하시던 한 시골 교회에서 일어난 사건이 생각이 났다. 어느 주일날에 그 동네에 한 젊은 청년이 큰 마음먹고 처음으로 교회에 오게 되었다. 정말 이 청년은 인생에 목표도 없이 그냥 거의 백수같이 생활하고 있었는데 어쩐일인지 그 날 자신이 생전 처음으로 교회로 오기로 결단하고 실천한 것이다. 그런데 이 청년은 별 생각없이 평상시에 입고 다니던 옷을 입고 왔는데 셔츠 상단 포킷안에 있던 담배각이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 이 청년은 즉시 교회 문 앞에서 제지를 당했고 당시 교회 집사들 몇 명이 그 청년을 좋게 타이른 것이 아니라 마구 야단을 쳐서 거의 내쫓다시피 해버렸다. 그 사건(?) 이후로 그 쳥년은 크게 상처를 입고 다시는 교회 근처에도 오지 않는 마음 아픈 일이 벌어졌다. 만약에 그 청년이 전혀 믿음이 없고 교회를 처음 나왔다는 것을 고려해서 이해심과 사랑으로 대해주었다면 결과는 달랐으리라 생각이 든다. 나중에 믿음이 생기면 자신 스스로가 담배를 끊을 수도 있을터인데 말이다.


이처럼 교회에서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에 있어서 사랑없이 율법을 강요해서 상처를 줄때가 있다고 생각한다. 가정에서 자녀들을 대할때에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사랑없이 강압적으로 아이들을 대해서 상처를 줄 수 있다는 말이다. 물론 부모로서 자녀를 사랑하지만 자녀들이 그 사랑을 느끼지 못하고 단지 강압적인 요구사항으로 받아들여진다면 결코 좋은 결과를 가져 올수가 없다고 생각 한다.

기억해야 하는 것은 바로 하나님은 우리를 인격적으로 대해 주신다는 사실이다. 강압이 아니다. 마음의 문고리가 안에 있기에 스스로 문을 열어 드려야 하나님께서 들어 오시듯이 말이다. 하나님께서는 분명히 전지전능하신 분이기에 충분히 문고리를 강압적으로 열고 들어오실 수도 있지만 그리하지 아니하시는 이유는 우리를 인격적으로 대해주시기 때문이다. 하나님께서 사랑을 보여주시고 우리가 스스로 마음의 문고리를 열고 하나님을 맞이 할 수 있도록 기다려 주신다는 말이다. 그러므로 우리의 관계에 있어서 강압이 아닌 사랑을 먼저 보여 준다면 상대방이 나의 진심을 알고 마음의 문을 열고 풍성한 관계가 이루어지리라 믿는다. 부디 강압이 아닌 사랑이 넘치는 가정, 교회, 사회가 되길 진심으로 소망한다.

<김태훈 목사(새누리 선교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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