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인 칼럼] 한방에 역전 !
2022-09-22 (목)
김태훈 목사 (새누리 선교교회 담임)
내가 나온 텍사스 주립대학교는 미식 축구인 풋볼을 잘한다는 정평이 나있는 학교이다. . 실제로 주말에 풋볼 게임이 있는 날은 말 그대로 수만명의 학생들이 다 경기를 보면서 함께 응원을 했다. 특별히 마지막 쿼터에 몇 초를 남기지 않고 우리팀 선수가 터치다운을 해서 득점함으로 경기를 뒤집는 순간은 정말 큰 환성이 터져나왔다. 한 마디로 한방에 역전이 된 것을 경험하는 희열 그 자체였다. 지금은 내가 목회 하다보니 시간이 없어서 풋볼을 볼 시간이 없지만 종종 그러한 한방의 역전의 기분이 생각날 때가 있다.
그런데 한방의 역전은 단지 스포츠 같은 어떤 경기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평범한 삶 속에서도 충분히 일어나는 것 같다. 실제로 최근에 내가 이것을 경험하게 되었다. 바로 몇 달전에 콜로라도 주에 사는 내 아내의 큰 언니가 갑자기 뇌출혈로 쓰러졌고 병원에 옮겨졌지만 너무 늦게 발견되어서 의사들은 살 가망이 없다고 했다. 그래서 내 아내를 비롯하여 90세 되는 장모님, 그리고 모든 형제들이 장례를 치러야 하는 마음에 준비를 하고 콜로라도로 모였다. 그리고 가족 회의를 하고 의사가 말한, “이제 더 이상 살 가망이 없다” 하는 것에 모든 가족이 동의를 하고 호흡기를 떼려고 했다. 그런데 갑자기 큰 언니 막내 아들이 막무가내로 반대를 하고 나섰다. 이유인즉, 자신이 이제까지 40평생 어머니께 효도 한 번 제대로 하지 못하고 늘 속만 썩이는 불효 자식으로 살아왔는데 이제 어머니가 설령 평생 깨어나지 못해도 자신이 옆에서 끝까지 보살펴 주겠다고 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결국 가족들이 결론을 못내렸다. 그리고 그 후에도 가족 회의를 몇차례 더 했지만 그때마다 막내 아들의 완강한 반대로 인하여 결국 나머지 가족들이 포기(?)하고 그냥 더 상황을 지켜보기로 했다. 그런데 며칠 후에 정말 기적적으로 큰 언니가 눈을 뜨고, 또 조금 시간이 흐른 후에 말을 하게 되고, 그리고 아직 몸은 잘 움직이지 못하지만 이제 정상적으로 생각하고 의사 소통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정말 막내 아들이 불효 자식으로 40평생 살아왔지만 한방에 모든 것을 역전시킨 효도를 한 셈이 된 것이다.
그런데 이 이야기에는 더 큰 한방의 역전이 남아있다. 바로 아내의 큰 언니가 몇 주전에 아내에게 전화를 걸어서 “빨리 보고 싶다!”라고 말을 한 것이다. 그래서 아내는 큰 언니를 보려고 콜로라도주에 가기로 결정을 했고 나도 같이 가게 되었다. 그 곳에 도착해서 3일 동안 머물렀는데 정말 놀랍게도 큰 언니의 정신이 온전하고 또한 말의 어눌함 없이 정상적으로 대화를 하며 특별히 그 기간에도 마비된 한 쪽 몸이 눈에 띄게 더 잘 움직이는 것을 볼때에 너무나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그런데 정말 감사한 것은 바로 큰 언니와의 대화 가운데 나에게 들려준 신앙 고백이었다. 큰 언니 자신에게 뜻하지 않게 뇌출혈이 왔지만 그것을 통해 하나님을 원망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하나님에 대한 믿음이 회복되었다고 하는 고백이었다. 큰 언니가 한때는 교회도 다니고 믿음 생활도 했는데 어느 순간부터 바쁘게 일을 하고 자녀들 뒷바라지 하다보니 다니던 교회를 가지 못하고 신앙생활도 멈추게 된채로 오랜 시간이 흘렀던 것이었다. 하지만 이번 고난을 통하여 하나님을 만나게 되고 이제 하나님을 제대로 믿겠노라는 믿음의 결단을 하게 된 것이다. 나로서는 이보다 더 큰 한방의 역전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 내 마음 가운데 이사야 55장8절, “이는 내 생각이 너희의 생각과 다르며 내 길은 너희의 길과 다름이니라 여호와의 말씀이니라”말씀이 떠올랐다. 하나님의 생각은 우리의 생각과 다르며 또한 훨씬 깊고 높은 것이 분명하다. 그렇다. 어떠한 상황 가운데에서도 나의 생각과 상황을 초월해서 한방에 모든 것을 역전 시킬 수 있는 하나님임을 다시 한번 체험하게 되었다. 부디 판데믹이란 어려운 상황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지만 소망을 잃지 않고 하나님을 더욱 신뢰함으로 한방에 역전을 경험하는 모두가 되길 간절히 소망한다.
<김태훈 목사 (새누리 선교교회 담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