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가주 한인불자 가을야유회 3년만에 부활
2022-09-15 (목)
정태수 기자
2019 가을야유회 중 사불 장면
2019년 9월21일(토) 산타클라라 센트럴 팍. 주차장 입구부터 아담한 공연장을 중심으로 그늘있는 테이블이 둥그렇게 둘러선 그곳에 연등과 풍선이 만발했다. 때마침 부는 가을바람에 덩실덩실 춤을 췄다. 얼추 10년만에 열리는 야외 큰모임에 북가주 스님들과 신도들 약 100명이 모여 웃음꽃을 피웠다. 사전에 나눠 준비한 음식을 나누며 서로 안부를 묻고 소리 맞춰 노래도 부르고 춤도 추고 기념사진도 찍고…
모인 이들은 대개들 해가 저물기 전에 송년모임 비슷하게 또 한번 모이자고, 새해에도 그 너머에도 야유회를 붙박이 정기행사로 갖자고 다짐했다. 그러나 무참한 훼방꾼이 나타났다. 바로 이듬해 정초에 들이닥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비드19)으로 사람 사는 세상 거의 모든 것이 얼어붙은 까닭에 대규모 야유회는 고사하고 소규모 제한행사도 섣불리 치르지 못한 채 3년이 지났다. 그 사이에 험상궂은 코로나경보는 위드 코로나(With Corona) 시대로 다소 나긋해졌다.
이 틈을 타고 다시 가을야유회의 꿈이 되살아났다. 북가주 한인불교계 대소사에서 늘 선봉일꾼 역할을 해온 광명화 보살 등은 북가주여성불자회 중심의 오피니언 리더들의 의견을 수렴해 오는 10월15일(토)에 3년 전 같은 장소 산타클라라 센트럴 팍에서 가을야유회를 갖기로 했다고 공지했다. 늘 그렇듯 다른 의견이 특별히 많아 변경 내지 연기해야 될 정도가 아닌 한 이쯤 되면 일사천리 준비와 진행은 거의 불문가지다. 홍보 하면 누구, 꽃장식 하면 누구, 음향 하면 누구, 음식 하면 누구, 오락 하면 누구 등등등 요소요소 필요한 인재들이 나타나 기꺼이 팔을 걷어붙여온 전통이 여전하다. 게다가 수삼년 내지 십수년 대규모 행사가 없었다 해도 작년과 올해 여성불자회 출범과 회원확보 및 조직관리, 사전준비 기간이 빠듯한 가운데서도 알찬 성과를 낸 문광스님 강연회 준비와 진행 등 최근의 행사를 통해 녹슬지 않은 역량들이 너끈히 입증됐다.
행사의 무늬와 색깔은 앞으로 의견을 더 모아 보다 구체적으로 정해지겠지만 준비 초기단계인 현재로서는 일단 당일 오전 11시30분부터 김밥 과일 떡 등 검박한 먹거리로 점심공양을 대신하며 담소 위주로 꾸밀 참이라고 한다.
한편 3년전 가을야유회와 지난 8월 문광스님 강연회 때 다육이 재배법을 보시하고 손수 기른 다육이화분 수십여개를 보시했던 조명희 보살은 추수감사절 연휴가 든 11월19일(토) 리치몬드 자택에서 불자들과 함께 김장김치를 담궈 나눠먹는 늦가을 오후 특별한 토요일 만남을 갖기로 했다는 소식이다. 2019년 북가주에 사는 딸네집에 온 뒤 북가주 한인불교계와 인연을 맺은 조 보살은 지난해에도 법우들을 집으로 초대해 김장을 함께 담궈 나누는 한편으로 애지중지 키워낸 다육이 화분을 선사하는 등 나눔실천의 모범으로 예서제서 두둑한 찬사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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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