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 다운타운에 소재한 킹 카운티 구치소 수감자들의 자살률이 매우 높지만 관계당국이 예방 또는 시정 조치를 거의 취하지 않고 있다고 시애틀타임스가 심층취재를 통해 보도했다.
시애틀 구치소에서 마지막 자살자가 나온 건 지난 2일이지만 그 전에도 작년 8월 이후 올 7월까지 총 사망자 6명 중 4명이 자살이었다. 구치소 측은 이들 4명 중 2명은 석방돼 병원에서 사망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그래도 전국 평균보다 4배 높다. 자살자를 4명으로 치면 전국평균의 8배이다.
수감자 자살문제 전문가인 캘리포니아 주립대(LA 캠퍼스)의 프란세스 앱더할덴 교수는 이 수치가 ‘천문학적’이라고 지적하고 시애틀 구치소 자살자들이 모두 독방에 수감돼 있었고, 세밀한 관리감독 대상인 정신질환자들을 따로 구분해 놓은 감방 층에 수감시키지 않았던 것을 문제점으로 꼽았다.
카운티 당국은 코로나 팬데믹의 확산을 방지한다는 이유로 그동안 수감 대상자자들을 줄여 독방에 배치했고 방문객의 면회를 금지시켰으며 바깥 사회의 코로나 규제 완화조치와 달리 마약 및 알코올 중독자 재활단체나 종교단체들의 구치소 방문 프로그램을 재개하지 않았다.
앱더할덴 교수는 고립이 자살을 유도하는 중요한 요인이라고 강조하고 면회를 금지하고 재활 프로그램들을 배제함으로써 수감자들에게 고독감, 지루함, 절망감 등을 안겨줘 자살충동을 증폭시켰다고 설명했다.
미국 자살연구학회의 전 회장이자 존스 홉킨스대학 부교수인 래니 버만은 수감자들의 자살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우선 자살자들의 공통점을 조사하고 감방 내에 자살수단이 될 물건들을 제거하며 정서적, 사회적 격리감을 최대한 줄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애틀 구치소에서 지난해 발생한 자살사건 중 3건은 구조적으로 문제가 있는 벙크(등걸 침대)를 이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카운티 당국은 지난해 벙크의 재조정 작업을 시작했지만 내년에야 완료될 전망이다. 다우 콘스탄틴 수석행정관은 수감자가 많아 벙크를 빨리 손보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콘스탄틴은 1980년대 다운타운 I-5 고속도로변에 건축한 시애틀 구치소의 운영이 비효울적이고 비용도 많이 든다며 이를 폐쇄할 계획이라고 2020년 밝혔었다. 하지만 그 후 카운티의 범죄율이 증가하고 입건되는 범죄용의자들이 늘어나자 그의 폐쇄계획을 놓고 논란이 일었다.
콘스탄틴은 금년초 구치소 당국에 수감자들의 자살을 예방할 수 있는 전략을 강구하도록 지시했지만 구치소 측은 “이미 최상의 정책을 시행 중”이라고 밝혔다고 타임스는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