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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40대 어지럽고 팔다리 힘이 빠지고 뿌옇게 보이는데…

2022-07-19 (화)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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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발성경화증

다발성경화증은 뇌와 척수, 시신경 등 중추신경계에 발생하는 염증성 자가면역질환이다. 다발성경화증은 20~40대 젊은 연령층, 특히 여성에게 많이 발생한다. 국내에서는 2,500명 정도가 이 질환으로 고통받고 있다. 김준순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교수의 도움말로 다발성 경화증을 알아본다.

◇신경 신호 전달에 문제 생겼다면
다발성경화증은 뇌, 척수 그리고 시신경을 포함하는 중추신경계에서 발생하는 만성 염증성 자가면역질환이다. 질환 원인은 명확하지 않지만, 환자 면역체계 이상으로 신경을 둘러싸고 있는 수초가 손상되면서(탈수초) 뇌에서 신체의 여러 부분으로 가는 신경 신호 전달에 문제가 발생해 질환으로 이어진다.

20~40대에서 가장 많이 발병하고, 여성이 남성보다 2배 정도 많이 발병한다. 주변에서 쉽게 찾아보기 어려운 희소 질환으로, 발견이 늦거나 치료를 미루다가 중추신경계가 영구적으로 손상될 수 있으므로 조기 진단ㆍ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발성경화증은 면역세포가 중추신경계의 어느 부위를 침범하는지에 따라 증상이 다르다. 주증상으로는 시력 저하(눈 앞이 뿌옇게 보임), 복시(複視), 감각 이상, 운동장애(양팔과 다리에 힘이 빠짐), 어지럼증, 인지기능장애, 대소변 장애 등이다.

하지만 증상이 다른 질환으로 혼동하기 쉽고, 재발과 완화가 자주 반복돼 여러 진료과를 전전하다 뒤늦게 진단받을 때가 많다. 증상은 처음 나타난 후 일정 기간 불규칙한 재발과 완화를 반복하는 특징을 보이며, 이를 재발완화형 다발성경화증이라고 한다.

환자 대부분이 이에 해당하지만, 반복되는 증상에 신경계 손상이 점차 쌓이면서 재발 후 회복이 잘 되지 않거나 재발하지 않고 만성 퇴행성 질환처럼 점차 증상이 악화하기도 한다. 이를 2차 진행형 다발성경화증이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재발완화형 다발성 경화증 환자 중 10년 이내 2차 진행형으로 악화하는 경우가 50%, 25년 이상 지나면 90%가 2차 진행형으로 바뀐다. 이처럼 재발이 잦을수록 예후가 나빠지기에 되도록 재발을 억제하는 것이 치료의 1차 목표라고 할 수 있다.

다발성경화증은 다른 탈수초성 질환의 가능성이 있는지를 확인한 뒤 다른 질환이 모두 배제돼야 진단할 수 있다. 탈수초성 질환에는 다발성 경화증 외에도 시신경척수염, 급성 파종성 뇌척수염, 특발성 시신경염, 특발성 척수염 등 다양한 종류의 질환이 있다.

정확히 진단하려면 대화를 통해 환자 병력을 알아내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며 발병 날짜와 진행 속도, 증상 호전ㆍ재발, 완화 기간 등의 정보가 특히 유용하다.

추가적으로 뇌 자기공명영상(MRI) 촬영을 통해 이상 병변 정도(개수)를 알아내고, 뇌 척수액 검사에서 ‘올리고클로날 밴드’라고 불리는 이상 소견, 유발 전위 검사 및 감별 진단을 위한 혈액검사 등이 필요하다.


◇3단계 치료법…재발 최대한 억제가 중요
다발성경화증 치료는 크게 급성기 치료, 장기적인 질병 완화 치료, 증상 완화 치료로 나눌 수 있다. 급성기에는 고용량 스테로이드를 투입하는 정맥 주사 요법으로 증상을 완화하고 회복 기간을 줄이지만, 장기적으로 투여하면 다양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고용량 스테로이드 주사 치료에 효과가 미흡한 일부 환자에서는 ‘혈장 교환술’이라는 시술적 치료의 적용이 가능하다.

장기적으로 재발을 막기 위해 다양한 종류의 면역 조절제를 사용한다. 자가 투약 주사제(베타페론, 레비프, 아보넥스, 코팍손 등) 및 경구 약(오바지오, 텍피데라, 피타렉스, 마벤클라드), 정맥 주사제(티사브리, 렘트라다) 등이 국내에서 처방받을 수 있는 약물이다.

최근에 밝혀진 여러 연구에 따르면 질환 초기부터 적극적으로 ‘고효능 약물’을 사용해 치료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예후가 좋을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고효능 약물로는 피타렉스(길레니아), 마벤클라드, 티사브리, 렘트라다 등이다.

2차 진행형으로 전환된 이후에는 질환 진행을 막을 수 있다고 알려진 치료제가 없으므로 재발을 최대한 억제하는 것이 중요하다.

◇섬유질 풍부한 음식 먹고 햇볕 쬐면 예방 가능
다발성경화증 환자에게는 장내에 해로운 세균총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염증을 촉진하는 포화지방산(육류)보다 불포화지방산(생선, 호두, 아마씨 등)과 짧은 사슬 포화지방산(과일, 채소 등) 등 섬유질이 풍부한 음식을 먹어 장내 유익한 세균총을 만들어주는 것이 좋다.

또한 비타민 D가 부족한 사람은 다발성경화증 발병 위험이 커지므로 주기적으로 햇볕을 쬐거나 음식으로 보충하는 것이 좋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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