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스크바’ 역 이원종 “부성애 눈빛으로 강조…원작과 가장 비슷한 인물”
배우 이주빈 [넷플릭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미선이는 겁도 많고 예민해요. 당장은 의지할 수 있는 보호자를 바라지만 곧 미선이도 자신을 돌볼 줄 아는 모습으로 성장할 거라 믿어요."
넷플릭스 시리즈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에서 강도단의 인질이 된 미선을 연기한 배우 이주빈은 4일(한국시간) 언론과의 화상 인터뷰에서 "기댈 상대를 찾는 미선의 모습에 공감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미선은 조폐국에서 근무하는 북한 출신 경리로, 유부남인 조폐국장 조영민(박명훈 분)과는 불륜 관계다. 강도단이 조폐국을 점령한 뒤에는 강도인 '덴버'(김지훈 분)의 보호를 받으며 그에게 호감을 느낀다.
이주빈은 미선이 조영민이나 덴버에게 사랑의 감정을 느끼며 의지했던 데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고 했다.
"가족을 두고 혼자 공동경제구역에 온 미선은 영민이 자신을 책임져줄 것이라고 믿죠. 영민이 기대고 의지할 수 있는 존재라고 생각해 불륜을 시작했을 거예요."
이주빈은 "미선은 늘 누군가에게 의지해왔기 때문에 계속 기댈 상대를 찾는 것 같다"면서 "아직 방법을 모르고 시도를 안 해봐서 그렇지 미선도 스스로를 돌볼 줄 아는 모습으로 성장할 거라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미선의 강하고 결단력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장면으로 '베를린'(박해수)에게 허벅지에 총을 쏴 달라고 하는 장면을 꼽았다.
조영민이 떠넘긴 스마트워치 때문에 처형당할 위기에 놓인 미선은 허벅지에 총을 맞고 피를 흘려 죽은 척 연기를 한다. 베를린이 죽었는지 확인하려고 손을 밟는데도 미동도 안 해 결국 죽을 고비를 넘긴다.
이주빈은 "미선은 덴버가 총을 쏘지 못할 것을 빠르게 눈치채고 베를린이 오는 시간까지 계산해서 허벅지에 총을 쏘라고 한다"며 "머리 회전이 빠르고 강한 생존력을 가진 인물"이라고 강조했다.
"누군가에게 기대고 싶은 마음은 누구에게나 있어요. 미선에게서 그런 모습이 조금 더 많이 드러날 뿐 그게 미선의 본질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결국 결정적 순간에서 미선은 행동으로 보여줍니다."
덴버의 아버지이자 땅굴 파는 능력을 갖춘 '모스크바'도 조용하지만 눈길 가는 캐릭터.
모스크바를 연기한 배우 이원종은 "모스크바가 원작과 가장 비슷한 모습을 가진 인물"이라면서 "'도쿄'를 비롯한 다른 캐릭터들은 서양과 동양의 문화 차이 때문에 다르게 표현된 부분이 크지만, 모스크바의 부성애는 원작과 비슷하게 번역된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원작에서 부자끼리 끌어안고 뽀뽀를 하거나 아들이 아빠에게 어깨동무하는 등의 애정 표현은 아들을 바라보는 눈빛으로 대신 강조했다고 한다.
이원종은 "밉지만 미워할 수 없는 아들을 바라보는 모스크바의 눈빛이 많은 것을 얘기한다"면서 "막장 인생을 살아온 모스크바는 아들이 자기처럼 살지 않도록 죽어라 하고 노력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결국 아들을 잘살게 하려는 마음에 조폐국을 털겠다고 결심하는데 시작이 잘못됐는데 끝이 좋길 바란다는 게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