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여성의 권리 뺏겼다’ vs ‘생명권 존중한 결정’

2022-06-30 (목) 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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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 지도층도 ‘낙태권 폐지’ 결정 놓고 둘로 쪼개져

▶ 민주당 의원 한목소리 비판, 공화당 및 교계는 환영

‘여성의 권리 뺏겼다’ vs ‘생명권 존중한 결정’

낙태권을 지지하는 여성들이 28일 텍사스주 덴턴 시청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로이터]

연방 대법원의 ‘낙태권 폐지’ 판결의 후폭풍이 거세다. 연일 거센 찬반 시위가 전국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사회 각계각층 지도자도 각기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보수 성향의 기독계와 정치인들은 이번 결정을 축하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반면 민주당 중심 진보 성향 의원들은 여성의 권리가 희생된 결정이라며 비판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기독교 매체 크리스천 포스트가 사회 지도자들의 반응을 알아봤다.

▲ 미셸 오바마 전 영부인

미셸 오바마 전 영부인은 트위터를 통해 ‘비통한 심정’이라고 밝혔다. 오바마 전 영부인은 “오늘 비통한 심정을 감출 수 없다. 자신의 신체에 대해 내릴 수 있는 기본적인 권리를 잃어버린 사람들로 인해 마음이 슬프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로 대 웨이드’ 판결 이전 시대의 고통스러운 교훈을 다시 배워야 할 운명에 처했다고도 강조했다. 오바마 전 영부인은 당시 여성들이 사망 위험을 감수하면서 불법 낙태 시술을 받아야 했으며 원치 않는 임신을 한 여성의 출산을 강요한 결과 아기가 출산 뒤 버려졌던 역사를 거론했다.

▲ 릭 워렌 목사

남가주 초대형 복음주의 교회 새들백 처치의 릭 워렌 담임 목사는 사회적, 정치적 이슈에 대한 언급을 삼가는 편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워렌 목사가 연방 대법원의 결정에 대해 이례적으로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워렌 목사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연방 대법원이 ‘로 대 웨이드’ 판례를 뒤집었다. 연방 정부 차원의 낙태 지지가 끝난 것이다. 수백만에 달하는 미국의 태아가 ‘감사하다’라고 한다.”라며 자궁 내 태아 그림을 캡처해 함께 올렸다.

▲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테즈 연방 하원 의원

진보 성향의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테즈 의원(민주·뉴욕) 역시 예상대로 연방 법원의 결정이 잘못된 것이라는 비난의 트위터를 올렸다. 코테즈 의원은 “연방 법원이 ‘로 대 웨이드’ 판결을 뒤집는다고 해서 낙태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며 “여성을 더욱 위험에 처하게 할 것이며 극빈층의 피해가 가장 심할 것”이라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코테즈 의원은 또 “법원의 결정으로 많은 여성이 사망할 것이다. 미국에서 낙태권이 회복될 때까지 중단하지 않겠다.”라고 선언했다. 코테즈 의원은 연방 법원 앞에서 펼쳐진 반대 시위에서 법원의 이번 결정이 ‘비합법적’이라고 외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 테드 크루즈 연방 상원 의원

보수 성향의 테드 크루즈 연방 상원 의원(공화·텍사스)은 연방 법원의 결정을 ‘생명을 존중하는 엄청난 승리’라고 부르며 미국 역사의 새 장이 시작됐다고 축하했다. 크루즈 의원은 이번 법원의 낙태권 폐기 결정이 그동안 6,300만 명에 달하는 태아의 생명을 앗아간 악독한 법을 뒤집는 결정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크루즈 의원은 “‘낙태’라는 단어는 헌법과 권리 장전에서 찾을 수 없다. 1973년 법원의 ‘로 대 웨이드’ 판결을 통해 새롭게 날조된 단어다.”라고 강조하며 “이제 낙태 정책은 각 주의 권한으로 넘어갔고 미국 유권자들에 의해 결정될 사항”이라고 해석했다.

<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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