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웃 황금기 수퍼스타 중의 하나였던 연기파 조운 크로포드가 죽음의 공포에 시달리는 부유하고 아름다우나 고독한 여자로 나오는 1952년산 걸작 필름느와르로 로맨틱 멜로드라마이자 서스펜스 스릴러이다. 크로포드가 오스카 주연상 후보에 올랐고 그의 남편 역의 잭 팰랜스가 조연상 그리고 찰스 랭이 찍은 음산한 분위기의 흑백 촬영 역시 오스카상 후보에 올랐다. 원작은 에드나 쉘리의 동명 소설.

마이라 허드슨(크로포드)은 브로드웨이의 성공한 극작가. 그는 자기가 쓴 작품의 남자 주인공 선발 오디션에 참가한 젊은 배우 지망생 레스터 블레인(팰랜스)을 로맨틱하지 못하다면서 퇴짜를 놓는다. 그런데 마이라가 샌프란시스코의 집으로 돌아가는 기차 안에서 레스터를 다시 만나면서 오디션 때 느끼지 못한 그의 매력에 이끌려 짧은 데이트 끝에 결혼한다.

한편 레스터는 마이라가 유언장에 자신의 대부분의 재산을 자선단체에 기부하기로 한 것을 발견하고 자기의 숨겨둔 옛 애인 아이린 네베스(글로리아 그래암)와 함께 마이라를 살해할 계획을 짠다.

그러나 마이라가 레스터와 아이린의 음모를 눈치 채고 자기가 이 둘을 살해한 뒤 그 혐의를 아이린에게 뒤집어씌울 계획을 세밀히 짜나 차마 이를 실행에 옮기지 못한다. 그리고 이번에는 레스터가 마이라가 자기를 살해할 의도를 품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마이라를 죽이기로 결심한다.

레스터가 차를 몰아 샌프란시스코 거리를 걷는 마이라를 추적하자 마이라가 이를 눈치 채고 피하나 레스터가 역시 길을 걷던 아이린을 마이라로 오인하고 차를 그 쪽으로 몬다.

이를 본 마이라가 멈추라고 소리를 지르나 때가 이미 늦어 레스터가 모는 차가 아이린을 치고 이어 충돌하면서 두 간부가 함께 죽는다. 사람들의 “둘 다 죽었어”라는 말을 귓전으로 들은 마이라가 샌프란시스코의 밤 속으로 걸어 들어가면서 긴 안도의 숨을 쉰다. 스타일 멋지고 세련된 전형적인 ‘궁지에 몰린 여인’에 관한 느와르로 플롯이 산뜻하면서도 배배 꼬여 재미가 만점이다. 데이빗 밀러 감독.

<박흥진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