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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가주 시연 앞둔 사찰음식 명장 선재스님

2022-06-09 (목) 정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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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가주 시연 앞둔 사찰음식 명장 선재스님
두어해 지나면 스님은 칠순을 맞는다. 그러나 스님은 세월이 비켜간 듯 늘 청춘 같다. 곱상한 외모는 약과다. 왕성한 활동은 이삼십대 뺨친다. 사찰이며 학교며 기업체며 방송국이며 전국 방방곡곡을 다니면서, 때로는 해외출장을 마다하지 않으면서, 사찰음식 만드는 법을 손수 보여주고 가르친다. 뿐만 아니라 인간과 생명과 자연이 어우러진 음식철학을 가는 곳마다 펼친다. 지난 30년간 스님이 행한 사찰음식 시연 및 강연, 인터뷰 등 횟수만 4천회를 넘는다. 이삼일에 한번꼴이다.

도대체 노년을 모르는 것 같은 스님이 한창 때는 얼마나 펄펄 날았을까. 정작 젊디 젊은 ‘새중’ 시절에 스님은 1년 시한부 인생을 살았다. 너무 무리해 벌어들인 간경화 때문이었다. 매일 밤 잠들기 전에 ‘내일 아침에도 눈을 뜨게 해주세요’라고 기도했을 정도였다고 한다.

그런 스님이 원기를 되찾아 40여년 지난 지금까지 활력만점 현역으로 뛰게 한 원동력은? 음식이다, 사찰음식이다. 스스로 찾아낸 음식처방으로 병마를 극복한 스님은 “입에 맞는 음식보다 심신에 맞는 음식이 최고”라는 확신을 더욱 굳히게 됐다. 화성 신흥사에서 청소년법회를 담당하던 시절, 문제아를 제도할 때 기도와 상담 말고도 그의 심신상태를 체크한 뒤 맞춤형 음식처방으로 효험을 거뒀다는 일화가 전해진다.


사찰음식 명장 선재 스님 이야기다. 오는 15일(SF워메모리얼)과 16일(UC버클리) 주샌프란시스코총영사관과 조계종 불교문화사업단이 마련하는 ‘한국의 맛’ 행사에서 사찰음식을 선보이게 될 스님에게는 1호 타이틀만 해도 여럿이다.

1994년 중앙승가대를 졸업하면서 스님이 쓴 ‘사찰음식문화연구’라는 논문은 한국불교계의 제1호 사찰음식 논문이다. 2016년에는 조계종 제1호 사찰음식 명장으로 위촉됐다. 2019년에는 사찰음식 전문가 최초로 보관문화훈장을 받았다. 사찰음식 전문가로는 처음으로 2018년 4월부터 농림축산식품부 산하 한식진흥원 이사장 소임을 맡고 있다.

스님의 조리법과 음식철학 등은 <선재 스님의 약이 되는 사찰음식> <선재 스님의 이야기로 버무린 사찰음식> <선재 스님의 사찰음식> <당신은 무엇을 먹고 사십니까> 등 저서를 통해 배우고 익힐 수 있다. 유튜브에도 스님의 사찰음식 시연이나 강연을 담은 동영상이 많이 있다.

<정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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