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에 우체국에 갈 일이 있어서 잠깐 들렀는데 내 앞에 이미 서너명이 있어서 줄을 섰다. 그리고 조금 있다보니 내 뒤로 또 몇명이 줄을 서게 됐다. 그런데 그 순간에 뭔가 허전한 느낌이 들었는데 바로 내 휴대폰을 차에 놓고 내린 것이다. 그래서 급히 가지러 가려는 마음이 들었지만 그러면 이제까지 서있던 자리를 놓칠까봐 그냥 포기하기로 했는데 기다리는 시간이 왜 그리 길게 느껴지는지… 혹시나 휴대폰에 메세지가 오지 않았을까… 누가 전화했으면 어떻하지… 누가 중요한 이메일을 보낸 것이 아닌지… 실제로 따지고 보면 휴대폰 없이 서있던 시간이 그리 길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극도의 안절부절… 거의 식은땀이 날 정도의 패닉 상태… 그러다가 드디어 내 차례가 되어서 볼일을 마치고 황급히 차로 돌아와서 휴대폰을 다시 손안에 넣는 순간 큰 안도의 한숨이 흘러나왔다.
잠시도 옆에 없어서는 안되는 존재, 조금만 떨어져 있어도 불안해서 안되는 존재… 바로 나의 휴대폰이란 생각과 더불어 불현듯 뇌리에 스쳐지나가는 한 단어…. “종속”! 어떤 뜻인지 정확하게 알고 싶어서 황급히 구글 사전을 찾아보니, “자주성이 없이 주가 되는 것에 딸려 붙게 되다”라는 것에 긴 한숨이 흘러 나왔다. 거의 한탄에 가까웠다. “자주성이 없이”도 마음에 걸렸지만 무엇보다도 “주가 되는 것에” 라는 말에 대한 한숨이요 한탄... 결국 나의 주는 휴대폰이 된다는 말이 성립에 되어서 나도 모르게 나온 바로 그 한숨이요 한탄… 그렇다! 늘 수시로 메일, 메세지, 알림이 오지 않았는지 확인을 한다. 어느 순간 휴대폰에서 “카톡”소리가 나지 않으면 뭐가 잘못되지 않았나하고 다시 들여다 보게 된다. 이쯤 되면 누가 누구의 주인인지 혼동이되는 것이 아니라 누가 주인인지가 분명해 지는 것은 아닌지…
요즈음 시대에서 휴대폰이 주는 편리함으로 인하여 휴대폰에 종속된 것이 행복하다는 표현까지 나오고 있다. 참으로 휴대폰 하나로 거의 모든 것이 다 가능한 것 같다. SNS와 게임, GPS, 집 알람 설정, 크레딧 카드 결제, 온라인 거래, 은행 거래, 주식 거래 등등을 비롯해서 영화관, 음악 감상실, 도서관, 사진 미디어 제작소, 기상 관측소, 스케줄 비서, 세무서 등등 정말 거의 모든 것이 가능하고 거의 모든 것을 대체한다. 물론 이러한 것들은 전에 누리지 못하는 편리함이요 특권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동시에 나도 모르는 사이에 “자주성 없이 휴대폰이 주가 되어서 딸려 붙게 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된다. 목사인 나로서 가장 두려운 것은 그렇게 되면 우리 인생의 구세주이신 예수님마저도 우선순위에서 밀려나서 주인이 되질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가장 가까이 하고 가장 사랑하고 가장 신뢰하고 가장 의지해야 하는 대상이 예수님이어야 하는데 그것이 휴대폰이 될 수 있다는 그 두려움이다.
무엇에 종속이 되는가는 결국 가치관에 대한 싸움이라고 생각한다. 무엇이 더 가치가 있는가? 누가 더 가치가 있는 것인가? 휴대폰이 필요하기는 하지만 절대적인 것은 아니다. 긍극적으로 휴대폰이 유용하기는 하지만 나에게 생명을 줄 수는 없다. 나에게 절대적 생명을 줄 수 있는 분은 단 한분 바로 예수님이다. 그렇다면 그 분만이 진정한 인생의 주인이요 그 분께 종속 되는 것이 최고의 행복이라고 생각한다. 나의 인생의 모든 것을 걸만한 가치를 가진 분이 바로 예수님임을 인정하고 그 분에게 종속되어 살아가는 것이 최고의 인생이라고 생각한다!
옆에 없으면 불안하고, 가까이 있지 않으면 안절부절하고, 잠시라도 보고 있지 않으면 허전하고, 바로 머리맡에 두고 있지 않으면 잠을 잘 수 없는 것이 휴대폰이 아니라 우리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신 예수님이 되길 바란다. 우리들의 삶에서 정말 없어서는 안되는 존재가 휴대폰이 아니라 예수님이 되길 바란다. 그러기 위해서 휴대폰을 필요해 따라서 사용하지만 의존도를 줄이고 그것에 종속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때론 휴대폰을 일부러 꺼놓고 생활을 해보는 연습이 필요하다. 조금 불편하더라도 종속되지 않으려는 몸부림이 필요하다. 부디 시간 관리를 더욱 잘해서 휴대폰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줄이고 예수님과 보내는 시간을 늘려감으로 우리의 진정한 인생의 주인이 다른 것이 아닌 바로 예수님이 되길 간절히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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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훈 목사 (새누리 선교교회 담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