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눌렸던 여행수요 폭발...메모리얼 연휴 뜨겁다

2022-05-25 (수) 남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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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인 여행사 인기 코스 예약 매진...숙박·항공료 급등 불구 ‘떠나자’

▶ 북가주 주민들 190만 여행 떠나

“이번 연휴에는 꼭 떠날 계획입니다.”

한인 김모씨는 이번 주말로 다가온 메모리얼데이 연휴에 모처럼 여행 계획을 잡았다. 지난 2년여 간 코로나 사태로 가지 못한 여행길에 나서는 것이다.

사실 한국 방문을 먼저 하고 싶지만 한국행 항공료가 너무 올라 이는 가을 이후로 미뤄놨다. 대신 이번 주말 아내와 함께 가까운 샌타바바라로 2박3일 휴식 여행을 다녀올 예정이다. 김씨는 “서치를 해보니 풍광이 좋은 해변가 호텔은 이틀밤 숙박비가 1,500달러를 훌쩍 넘고 그마저도 자리가 없더라”며 “선택폭이 크지 않아 남은 호텔로 예약하고, 코로나 걱정에서 벗어나 맘껏 여행을 즐기고 싶다”고 말했다.


이처럼 2년 넘게 억눌려 온 여행 수요가 포스트 팬데믹 시기 메모리얼데이 연휴를 기점으로 폭발하고 있다. 연휴 기간 중에 여행길에 나서는 북가주 주민은 190만명에 달할 정도다. 이렇게 코로나19 사태로 억눌렸던 여행 수요가 소위 ‘보복 수요’로 이어지면서 선호 지역 호텔들의 예약률이 2배 이상 늘어 예약 매진되는가 하면 숙박비와 항공료 가격도 급등하고 있다.

가주 한인 여행업계에도 보복 여행 수요에 따른 메모리얼데이 특수로 일부 여행 상품의 경우 조기에 예약이 마감될 정도로 시장 회복 체감도도 높아지면서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또 SF 호텔들도 관광 수요 증가로 숙박률이 코로나 이전에 비해 50% 이상 회복하는 등 팬데믹 불황 탈출을 위한 기지개를 켜고 있다.

전미자동차협회(AAA)가 내놓은 전망치에 따르면 이번 메모리얼데이 연휴 기간 중 여행길에 나서는 미국인들은 모두 3,92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3,620만 명에 비해 8.3%나 늘어난 것으로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7년 수준에 근접한 수치다. 올해 자동차 여행에 나서는 미국인은 3,490만 명에 달하고 항공편을 이용하는 미국인은 3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메모리얼데이 연휴 여행 수요가 급증한 데는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로 인해 마스크 의무 착용과 거리두기가 완화된 데다 인력난으로 급여 상승까지 더해지면서 ‘보복 여행 심리’ 자극해 그동안 억눌렸던 여행 수요가 한꺼번에 폭발한 탓이다.

여행 수요가 한꺼번에 봇물처럼 터지자 항공편과 숙박 예약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온라인 예약업체인 ‘트립잇’에 따르면 메모리얼데이 연휴 기간 동안 예약된 항공편과 호텔을 비롯한 숙박시설, 렌터카 등 여행 관련 예약률이 전년에 비해 2배 이상 높아져, 국내선 예약 증가율 207%를 포함해 전체 항공편 예약률은 지난해에 비해 253%나 급증했다. 전년 대비 191%, 캠핑 숙박 184%, 렌트 숙박시설은 134%가 증가했다.

AAA에 따르면 전국 호텔 예약률은 전년 대비 42%나 늘어나면서 인기 지역의 호텔들의 경우 일부 객실은 예약이 마감된 상태다. 항공 요금도 수요가 늘면서 지난해에 비해 평균 6% 가량 오른 상태다.

삼호관광, US아주투어 등 일부 한인 여행업체들도 메모리얼데이 연휴 특수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치솟는 한국행 항공 요금으로 하반기로 한국 방문을 미룬 한인들이 대거 메모리얼데이 연휴 여행 수요에 합류하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예약률이 30% 가까이 급증했다. 특히 알래스카와 캐나다 록키 등 항공편을 이용한 여행 상품의 경우 조기 예약 매진될 만큼 여행 수요가 몰리고 있다.

삼호관광 신영임 부사장은 “항공편을 이용한 여행 상품에 한인들이 몰리면서 조기 마감되는 사태까지 빚어질 정도”라며 “이번 주에 들어서는 서부 여행 상품의 예약으로 한인 여행 수요가 확산되는 조짐까지 보여 특수에 대한 기대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남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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