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지나친 간섭보다 조용한 무관심이 더 두렵다’

2022-05-24 (화) 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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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인 ‘무관심, 참여 부족’ 현상에 목사들 고민 깊어져

▶ 젊은 목사일수록 교인들의 강한 의견 등 갈등 많아

‘지나친 간섭보다 조용한 무관심이 더 두렵다’

목사들은 교인의 관심과 참여가 목회 사역에 가장 필요한 요소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 관계 없음. [로이터]

목사와 교인 간의 갈등으로 교회가 둘로 쪼개지는 사태를 종종 접한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교인들의 지나친 간섭보다 목사들이 더 우려하는 것이 있는데 바로 교인들의 무관심과 참여 결여다. 대부분의 교회는 교인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봉사로 운영되는데 교인들의 참여와 헌신이 없다면 교회 운영이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최근 실시된 조사에서도 교인들의 무관심이 지나친 간섭보다 오히려 힘들다고 느끼는 목사가 대다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독교계 여론 조사 기관 라이프웨이 리서치는 지난해 개신교 목사 약 1,200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를 통해 목회를 하면서 도전이 되는 교인들의 태도에 대해 알아봤다.

조사에서 목사 4명 중 3명(약 75%)는 교인들의 무관심과 참여 결여가 가장 도전이 되는 점이라고 밝혔다. 중요하지 않은 사항에 대해 강한 의견을 제시하는 교인(48%), 교회 변화를 반대하는 교인(46%), 교인들의 정치적 견해(44%) 등 교인과의 갈등으로 인해 힘들다는 목사보다 교인의 무관심이 목사를 더 지치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 것이다. 목회 활동에 도전이 되는 기타 요인으로는 목사에 대한 비현실적 기대(35%), 다른 교인에 대한 지나친 비판(32%) 등이 언급됐다.

스콧 맥커넬 라이프웨이 리서치 디렉터는 “어느 교회든 교회는 서로 다른 의견을 지닌 교인들이 모이는 곳”이라며 “교인들의 의견을 통일하는 일은 쉽지 않으며 목사의 리더십 역량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목사들이 도전이라고 여기는 요인은 연령, 인종, 소속 교단에 따라 각기 달랐다. 18세~44세 사이 젊은 층 목사들은 비필수 사항에 대한 교인들의 강한 의견(60%), 교인들의 정치적 견해(55%), 교회 변화에 대한 교인들의 반대(52%), 목사에 대한 교인들의 비현실적 기대(46%), 다른 교인에 대한 비판(45%) 등 교인과의 의견 갈등에서 발생하는 요인을 주로 꼽았다.

소속 교단별 조사에서는 침례교단(79%), 소속 교단 없는 교회(78%), 오순절 교단(77%) 소속 목사들이 교인의 무관심과 참여 결여가 가장 큰 도전 요인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반면 루터 교단과 연합감리 교단의 경우 다른 교인에 대한 비판하는 교인을 힘든 점으로 느끼는 목사가 많았다. 백인 목사 중에서는 비필수 사항에 대한 교인의 강한 의견(50%), 교인의 정치적 견해(47%) 등을 도전 요인으로 받아들이는 답변이 주를 이뤘다.

맥커넬 디렉터는 “요한복음 17장에 나오듯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통합을 강조하셨다”라며 “교회 통합을 가장 방해하는 요인은 교인들의 시끄러운 반대가 아니라 조용한 무관심”이라고 교인들의 무관심과 참여 부족 현상의 심각성을 지적했다.

<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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