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F 한인회 독단적 공사 진행에 우려 “남은 공사비용, SF노인회로 지원”
▶ 한인회, “계약 위반...재단 일방적 요구”
SF한인회관 보수공사에 100만달러를 기부한 김진덕정경식재단의 김한일 대표(왼쪽)와 김순란 이사장이 9일 로스알토스 수담식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SF한인회의 독단적 공사 진행에 우려를 표하면서 향후 SF한인회관 공사에 지원될 재단 기부금을 SF노인회를 통해 전달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10일 본보를 방문한 곽정연 SF한인회장이 김진덕정경식재단의 기자회견 사항들에 관한 질문에 답하고 있다.
SF한인회관 보수공사에 100만달러를 기부한 김진덕정경식재단(대표 김한일, 이사장 김순란)이 SF한인회의 독단적 공사 진행에 우려를 표하고 나서 파장이 예상된다.
9일 로스알토스 수담식당에서 기자회견을 연 김한일 대표는 “곽정연 SF한인회장이 독단적 판단으로 SF한인회관 보수공사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김진덕정경식재단에서 지원하기로 약속한 100만달러 중 70만달러가 이미 공사비로 지급됐는데, 남은 30만달러는 SF노인회를 통해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곽 회장이 비용 절감을 이유로 내세웠지만 필요도 없는 인력을 공사에 끼어넣어 추가비용을 발생시키는 등 논리에 맞지 않는 일도 벌이고 있다”면서 “김진덕정경식재단이 이런 우려를 여러 차례 곽정연 회장에게 전달했지만 곽 회장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10일 박병호 이사장, 김영일·문덕영 이사와 함께 본보를 방문한 곽정연 SF한인회장은 100만달러 기부액 중 30만달러를 노인회로 준다는 것은 ‘계약 위반’이라고 맞섰다.
다음은 쟁점사안별 양측 입장이다.
- 회관 공사에 SF노인회 참여 요청
▲김한일 대표는 “지금이라도 SF한미노인회 이경희 회장을 비롯한 임원분들이 한인회관 공사에 참여해야 한다”면서 “남아있는 공사기간 동안 향후 지원될 30만달러를 노인회를 통해 전달하기로 결정한 이유는 한인회관을 가장 많이 이용하는 노인회 어르신들의 입장이 반영되길 바라는 마음이며 또한 한인회의 독단적 공사진행을 막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이어 “SF노인회에서도 이 부분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SF한인회관은 한인회장을 위한 것이 아닌, 회관을 이용하는 한인들을 위한 장소가 돼야 한다”면서 “한인회장은 임기를 마치면 바뀌지만 한인회관은 오래도록 한인들이 이용하는 장소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곽정연 회장은 “100만달러를 기부하기로 한 곳은 SF한인회인데, SF노인회로 30만달러를 기부한다는 것은 계약 위반”이라고 밝혔다.
- 자격증 없는 공사 관계자 채용 강요
▲김한일 대표는 “현재 공사 전반을 관리하는 관리자(General Contractor)가 고용돼 있는데도 SF한인회는 자격증 없는 한 공사관계자에게 6만5천달러를 지급하는 조건으로 계속 고용해달라고 요청했고, 급기야 재단에서 이는 어렵다는 입장을 보이자 공사 관리자에게 이 직원을 채용해줄 것을 강제해 채용이 됐다”면서 “필요하지도 않은 공사 인력을 추가로 채용하도록 고집하는 이유를 알 수 없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재단은 기부만 하고 회관 공사에 관여하고 싶지 않았지만 SF한인회의 무면허자 채용 강제를 보고 관여하게 됐다”면서 “라이센스 없는 공사자들에게 보통 시간당 18~24달러가 지급되는데, 이번에 SF한인회가 채용을 강제한 무면허 공사자에게는 45달러가 지급됐다”고 말했다.
▲곽정연 회장과 박병호 이사장은 “그런(무면허 공사자 채용을 강제한) 사실이 없으며, 그런 압력을 넣지도 않았다”면서 “공사 관계자 채용은 라이센스 있는 제너럴 컨트렉터가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회관 공사 전반을 관리하는 조모 대표는 11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SF한인회에서 이전 한인회관 수리에 공로가 있는 분이라며 써주길 원했는데 그분이 라이센스가 없어 전기공사를 맡는 서브 공사자로 쓸 수 없었고, 또 그분이 감독관(quality control)으로 자격증이 있는지 없는지 여부는 확인하지 못했지만 내가 6만5천달러를 감독관비로 페이할 수는 없었다”면서 “곽정연 회장과 박병호 이사장이 수차례 찾아와 청해서, 내 크루(Crew)들이 있어 (일자리를) 주고 싶지 않았지만 이전에 한인회관 공사에 수고를 했다하니 이왕이면 좋지 않겠나 싶어 그분들(2명)을 3개월간 계약직원(labor)으로 일하게 했다”고 말했다. 또 “계약직원으로 일할 경우엔 라이센스가 없어도 된다”면서 “시급을 조금 더 많이 주더라도 (그것은) 큰 이슈가 안된다”고 밝혔다.
- 적정한 건축자재 사용 요청
▲김한일 대표는 “한인회관 공사에 적절한 자재와 재료를 사용해줄 것을 SF한인회에 지속적으로 요청했으나, 한인회는 무슨 이유인지 적정한 자재가 아닌 저렴한 자재들만 선택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향후 발생할 수도 있는 재보수 공사를 미리 예방하기 위해 김진덕정경식재단에서 추가비용을 부담하겠다는 입장을 밝혀도 SF한인회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곽정연 회장은 “김진덕정경식재단에서 추가비용을 부담한다고 말하지 않았다”면서 “100만달러를 기부한 것은 감사하지만 (공사에 관해) 참견해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이어 “태권도, 무용을 해야 하는 강당을 마루로 해야 하는데, 타일로 고집하는 등 김진덕정경식재단의 요구가 일방적”이라고 말했다.
- 건물관리위원장 선출했나
▲김한일 대표는 “4월초 곽정연 회장과 박병호 이사장이 SF한인회 이사회로부터 전권을 위임받았다며 한인회관 보수 공사와 관련한 모든 사항을 결정할 권리가 있다고 김진덕정경식재단측에 알려왔다”면서 “김진덕정경식재단 및 SF총영사관의 조언과 결정은 필요없다는 입장이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곽 회장이 자신이 건물관리위원장이 됐다는 발언을 4월초 한인회관 공사 회의에서 해서 총영사관도 알고 있다”면서 “한인회 이사회에서 이같은 결정이 내려졌다면 한인회 이사회 구성과 이사회 회의록을 공개하고 어떤 취지에서 이런 결정을 내렸는지를 상세히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인회관 보수공사가 모두 완료되면 몬트레이 한인회관의 경우처럼 SF한인회관이 한인회 또는 이사회의 결정으로 매각되지 않고 한인들을 위해 사용되고 관리·감독될 수 있도록 관리위원회가 구성돼야 한다”고 말했다.
관리위원회 구성은 한인회 단독이 아닌 한인회, 노인회, 한우회, 총영사관, 김진덕정경식재단 등 여러 단체에서 참여하는 합의체가 돼야 하며 개인 또는 소수에 의해 잘못된 결정이 내려지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곽정연 회장은 “이사회에서 건물관리위원장을 선출한 적이 없다”면서 “김진덕정경식재단에서 잘못 이해한 것”이라고 답했다.
- SF한인회관 소유권은 누가 갖고 있나
▲김한일 대표는 “김진덕정경식재단에서 SF한인회관 공사에 100만달러 기부를 결정할 당시 현 한인회에서는 한인회관 소유권이 ‘한인회’에만 있다고 밝혔지만 이후 한인회관과 관련한 서류(Grant Deed)를 확인해 본 결과 SF한미노인봉사회와 공동소유라는 것이 확인됐다”면서 “SF한인회관과 관련한 소유권이 SF노인회에 있음에도 상호 논의가 되지 않았고 한인회의 일방적인 결정으로 공사가 진행되었다”고 말했다.
▲곽정연 회장은 “SF노인회에 (SF한인회관) 소유권이 없다”면서 “SF노인회는 (소유권) 지분이 없는 공동명의로 돼 있다”고 밝혔다.
- 한인회 재정 운용 불투명한가
▲김한일 대표는 지난 2월 김진덕정경식재단에서 지원한 재정 사용 내역을 언론을 통해 공개했다. 당시 재단은 SF한인회에서도 마련한 공사기금 사용내역을 공개해줄 것을 요청했지만 이를 거절당했다고 밝혔다. 김한일 대표는 “한인회의 재정은 공금으로, 한인들의 성금으로 조성된 것”이라며 “후원해준 한인들에게 후원금을 어떻게 사용했는지 공개하는 것은 당연히 한인회가 해야 할 일”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한인회가 운영중인 재정은 공개되지 않고 있고 심지어 이사회에서도 재정 내역을 알지 못한다는 이야기까지 흘러나오고 있는 상황이라며, 한인회는 지금이라도 그동안 사용된 모든 재정 내역을 한인들에게 소상히 밝히고 투명한 재정 운영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곽정연 회장은 “분기별로 이사회에서 재정보고를 했는데, 그날 참석하지 않은 이사들이 재정보고를 보지 못했다고 한 것이라며, 한인회 운영에는 관여하지 않으면서 재정 집행에 집착하고 부정적 여론을 조성한 그린 장 수석부회장을 4월 11일 이사회에서 제명했다”고 밝혔다.
한편 그린 장 전 수석부회장은 “재정 파일을 보여달라고 한 것이 제명 이유가 될 수는 없다”고 부당함을 밝힌 뒤 “SF한인회가 한인회관 공사를 위해 후원한 기부자들의 기부액을 적정용도로 사용했는지를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 공사 완공을 이유로 SF한인회장 임기 연장을 지지했나
▲김한일 대표는 팬데믹을 이유로 2번, 한인회관 공사를 이유로 2번, 곽정연 회장의 임기가 4번째 연장된 것과 관련해서는 “재단은 SF한인회장이 누가 되든 관여할 수도 없고, 또 누구 편을 들어서도 안된다”면서 “한인회장이 바뀌더라도 공사 진행에는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10여년간 한인사회를 위해 봉사했는데, 이런 기자회견을 하게 돼 마음이 무겁다”면서 “그러나 올바르지 않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 회관 공사를 바로잡기 위해 (기자회견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곽정연 회장은 “유병주 코리아나플라자 대표도 2만달러를 기부하면서 곽 회장을 믿고 (기부금을) 준다고 했고, 다른 기부자들도 그렇게 말하기 때문에 나는 사명감을 갖고 이 공사를 책임지려고 한다”고 말했다.
재외동포재단에서 회관 공사를 위해 지원하는 50만달러중 33만2천달러가 SF총영사관을 통해 SF한인회에 지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SF총영사관 관계자는 9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매달 총영사관과 김진덕정경식재단, 한인회, 시공사가 총영사관에서 회의를 갖고 여러 문제들을 해결해왔다”면서 “한인회관 공사가 잘 마무리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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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