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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가주 사찰들, 8일 부처님오신날 법요식 봉행

2022-05-12 (목) 정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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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가주 사찰들, 8일 부처님오신날 법요식 봉행
요즘 북가주 날씨가 오락가락이다. 따스한 봄볕 포근한 봄바람을 넋놓고 즐길 겨를도 없이 곧장 여름 속으로 치닫는 듯하다 두어주 전부터 돌연 겨울 쪽으로 뒷걸음질을 친 것 같다. 아침에는 40도대 한낮에도 고작 60도대 안팎 쌀쌀한 날씨가 계속된다.

코로나19 소식도 뒤죽박죽이다. 팬데믹(대유행)이 끝나고 엔데믹(풍토화)에 접어들었다며 실내외 마스크착용과 전후좌우 거리두기 등 각종 규제로부터의 해방 뉴스가 나오는 한편으로, 새로 나타난 변종의 전파력이 엄청나 올 가을과 겨울에 미국에서만 약 1억명이 감염될 것이라는 암울 뉴스가 이어진다.

그렇다 해도 약 2650년 전 고대인도만 하랴. 신분제 폐단과 욱사외도 난립 등 어지러운 그때 그곳에서 석가모니 부처님이 탄생했다. 2566년(불기)에 80년(부처님의 세수)을 더한 2646년 전 요즘(음력 4월8일)이다. 세상이야 어떻든 그는 왕세자로 태어났다. 그러나 그는 부귀영화 보장된 왕의 길을 포기하고 구도자의 길에 나섰다. 6년 고행 끝에 큰깨달음을 얻었다. 어렵게 얻은 큰깨달음을 즐길 겨를도 없이 그는 자리를 박차고 일어섰다. 중생의 고통을 외면할 수 없어서다. 세수 80세를 일기로 육신을 벗을 때까지 45년간 그는 천하를 주유하며 쉴새없이 가르침을 펼쳤다. 히말라야 산맥 아래, 지금의 인도와 네팔 접경지역 소왕국 왕세자 출신 구도자의 가르침은 현재 불교라는 이름으로 전세계에 약 5억명 안팎 신도를 거느린 메이저 종교 중 하나가 됐다.


올해 부처님오신날은 5월8일, 모처럼 일요일과 겹쳤다. 주중에 모이기 힘든 동포사회 특성상 석탄일이 주중에 있으면 앞선 일요일 혹은 뒤이은 일요일에 법요식을 봉행하곤 했던 산호세 정원사(주지 지연 스님) 길로이 대승사(주지 설두 스님) 등 북가주 한인사찰들은 근래 드물게 제 날짜에 봉축법회를 가졌다. 북가주 불자들 중 상당수는 바로 전날(7일) 저녁에는 대한불교조계종 총본사인 서울 조계사에서 열린 법요식을 BTN불교TV 등을 통해 지켜본 뒤 8일 오전 소속 사찰의 법요식에 참가했다. 다만 샌프란시스코 여래사는 어머니날 선약이 많은 신도들의 사정을 감안해 지난 1일 창건주 설조 스님의 상좌 승원 스님 주재하에 봉축법회를 봉행했다.

도량은 달라도 봉축법회의 대강은 같았다. 부처님에 대한 존경과 찬탄을 담아 여섯가지(향, 등, 꽃, 과일, 차, 쌀) 공양물을 바치는 육법공양, 부처님의 가르침을 받들어 살아갈 것을 다짐하는 발원문, 아기부처의 정수리에 감로수를 부어주며 다시금 부처님 탄신을 축하하고 감사하는 관불의식, 스님의 봉축법어, 사홍서원과 공양 등.

한편 2019년 부처님오신날 제2차 3년결사에 돌입했던 카멜 삼보사 주지 대만 스님은 “좌탈입망의 밑그림이 이제야 ( 마쳐진 것 같다)”며 “잠시 쉬었다가 다음 결사 기간에 원만회향하기를 바랄 뿐”이라고 덧붙였다. 새크라멘토 영화사 주지 동진 스님은 봉축법회를 하루 앞둔 7일 “늘 하던 대로 누가 오거나 않거나 간에, 부처님 전에 아름다이 장엄하고 축제 준비를 하는 거 자체로 기쁩니다”라고 부처님오신날을 맞는 마음을 내비쳤다.

<정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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