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알래스카 관광객 몰려오는데 일손 부족 ...주거제공ㆍ임금인상ㆍ파격 보너스에도 구인난

2022-04-18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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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북미 지역인 알래스카에 연중 최대 성수기인 여름철을 앞두고 다시 관광객이 몰려들고 있지만 관련 업소들이 정작 일할 사람을 구하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다.

임금 인상이나 주택제공, 파격적인 보너스 제공도 안먹히는 상황이라고 울상이다.

알래스카 관광업계에 따르면 올 여름 기록적인 관광객 증가가 예상됨에 따라 현재 주내 대부분의 관광업체 고용주마다 근로자 확보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충분한 인력을 확보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알래스카 트레일 가이드 대표 트랭키 대쉬엘은 “자격이 있는 지원자는 말할 것도 없고 아예 지원자를 찾는 것조차 어려운 상황”이라며 “시즌은 다가오는데 사람이 없으니 밤에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로 걱정스럽다”고 하소연했다.

대쉬엘은 자전거 트레일 관광예약이 역대 최고 수준에 달했던 지난해보다 오히려 올해 더 수요가 많다고 전했다. 하지만 관광객을 실어나를 차량운전자를 구하지 못하고 있다.

고육책으로 임금을 알래스카 최저임금 10달러보다 7달러나 더 높게 책정했지만 소용없는 상황이다.

그는 조만간 상황이 호전되지 않는다면 관광 스케줄을 50% 정도 삭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크루즈나 호텔 업계도 사정이 마찬가지다.

알래스카를 잇는 크루즈 라인은 4월 하순 부터 코로나 팬데믹 이후 최초로 전 노선이 서비스된다.

특히 메이저 유람선들도 5월 9일부터 2019년 이후 처음으로 사우스 센트럴 알래스카로 돌아올 예정이다.


크루즈 운영사 홀랜드 아메리카는 이날 앵커리지 다운타운에 2년 동안 문을 닫았던 14층 규모의 웨스트마크 호텔을 재개장할 계획이다.

하지만 정상적인 서비스가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알래스카 드날리 국립공원 근처에 호텔과 철도 버스서비스 등을 소유하고 있기도 한 홀랜드 아메리카측는 현재 3,000여명에 달하는 직원을 대대적으로 모집하고 있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다고 밝혔다.

데이브 매그로틀린 홀랜드 아메리카 부사장은 “주택을 제공하거나 임금을 올려주고, 보너스를 제공한다는 파격적인 제안을 하고 있지만 구인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무척 걱정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작은 업체들의 사정은 더 열악하다.

앵커리지 다운타운에서 그리즐리 기프트샵을 운영하고 있는 밥 늠맨 사장은 “이제 2주 후면 본격적인 시즌이 시작되는데 현재 필요한 직원의 3분의 1밖에 고용하지 못했다”며 고등학생 같은 무경험자 보수도 2019년보다 36%나 인상한 시간당 15달러를 지급하고 있지만 소용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전문가들은 알래스카로 관광객이 몰리는 이유에 대해 “코로나로부터 좀 더 안전함을 느끼기 위해 사람이 적은 지역으로 여행하려고 한다”며 “많은 미국인들이 아직은 국내 여행을 고수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더욱이 알래스카에서 필요로 하는 대규모 인력은 미국 전역에서 수요가 가장 많은 임시직이라는 독특한 상황이 문제를 더 악화시키고 있다고 관계자들은 분석했다.

알래스카 최신 경제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 팬데믹 기간 수천명이 조기은퇴나 타주 이주 등을 이유로 직장을 떠난 데다 많은 직원들이 보육 문제로 여전히 직장으로 복귀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구인난을 심화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더욱이 인력 공급의 주요 소스였던 미 국무부 산하 ‘J-1 여름 일자리 관광 문화 교환 프로그램’도 운영되지 않은 것도 일손 부족의 한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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