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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25일 진제 종정 임기 만료, 3월26일 성파 종정 임기 개시

2022-03-24 (목) 정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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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25일 진제 종정 임기 만료, 3월26일 성파 종정 임기 개시
한국불교에는 여러 종단이 있다. 가장 큰 대한불교조계종 등 여러 종단은 대체로 종정-총무원장 이원체제로 운영된다. 종정은 상징적 최고어른이다. 행정실무를 총괄하는 총무원장은 실권적 넘버원이다. 진각종(총인)과 총지종(종령)은 종정 대신 다른 이름을 쓴다. 그 의미와 존재감은 조계종의 종정과 비슷하다.

조계종에서 종정은 종단의 신성을 상징하며, 종통을 승계하는 최고의 권위와 지위를 가진 자리다. 한암 효봉 성철 청담 법전 스님 등 내로라하는 선승들이 종정을 역임했다. 임기는 5년이고 1차 중임이 가능하다. 즉 최대 10년까지 할 수 있다. 원로회의 의원, 총무원장, 호계원장, 중앙총회의장이 추대하는 종정은 종헌 20조에 따라 승납 45년 이상, 연령 65세 이상의 법계 대종사라야 한다.

이번 주 금요일(25일)은 현 종정 진제 스님(13, 14대)이 1차 연임 포함 10년 임기를 마치는 날이다. 토요일(26일)은 새 종정 성파 스님(15대)이 5년 임기를 시작하는 날이다.


‘진제 종정 10년’에 대한 평가는 평가자에 따라 다르다. 특히 종단개혁을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정반대 평가가 나온다. 현재로서는 날선 갈등과 대립이 계속되는 아슬아슬한 시기에 대체로 중심을 잘 잡았다는 긍정평가와 자승 전 총무원장 등 힘있는 권승들의 꼭두각시 역할에 지나지 않았다는 부정평가가 엇갈린다.

새 종정 성파 스님에 대해서는 종정으로서 아직 첫발도 내딛지 않은 만큼 긍정이든 부정이든 평가는 있을 수 없고 대신 갖가지 기대와 주문이 쏟아진다. 종단의 소위 여당세력은 여당세력대로 성파 종정 중심으로 종단이 더욱 화합하고 발전하기를 바라고, 야당세력은 야당세력대로 성파 종정의 원력과 지도력에 힘입어 종단개혁이 새로운 전기를 맞기를 바란다.

지난해 12월 차기 종정으로 추대된 성파 스님 추대법회는 임기 개시 닷새째인 오는 30일 서울 조계사에서 총무원장 원행 스님, 원로회의 의장 세민 스님, 중앙종회 의장 정문 스님 등 종단 주요소임 스님들과 이웃종교 지도자들, 주한 외교사절들, 정관계 인사들이 자리를 함께한 가운데 봉행될 예정이다. 성파 스님은 지난 연말 종정 추대 뒤 열린 고불식에서 “항상 부처님의 가르침을 염두에 두고 말로 많이 하는 것보다 말과 행을 같이 하는 수행 중심으로 소임에 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경남 양산의 영축산 통도사 방장으로 있는 성파 스님은 월하 스님을 은사로 1960년에 사미계를, 1970년에 구족계를 받았다. 1975년 조계종 유일의 종립 비구선원인 경북 문경 봉암사테서 첫 안거에 든 이래 26안거를 성안한 선승이다. 그러면서도 스님은 그림과 글씨, 도예, 옻칠기, 천연염색 등 전통공예에서 전시회(염색전, 옻칠불화전, 민화전)를 열 만큼 탁월한 솜씨를 갖추고 있다. 스님은 도예를 배우러 일본에 갔으나 비법을 가르쳐주지 않아 홀로 터득하고, 옻칠 불화, 옻칠 불상도 스승 없이 혼자 터득해 일가를 이루었다고 한다. 스님이 머무는 통도사 서운암 하면 스님이 손수 담근 된장 고추장 간장이 든 수백개의 장독대가 연상될 만큼 이 방면에서도 남다른 솜씨와 열정을 보여왔다. 또 100m 길이의 세계최대 한지를 제작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그렇다고 공부가 허술한 건 결코 하니다. 30대 때 통도사에서 수행할 때 통도사에 주석하던 당대의 선지식 경봉 스님으로부터 부처의 법잇기를 바란다는 칭찬과 격려를 받았을 정도다. 사연은 이렇다. 80대 경봉 스님과 30대 성파 스님 사이에 유명무명 스님들이 층층시하여서 성파 스님은 감히 접근조차 하기 어려웠다 한다. 성파 스님은 시를 지어 경봉 스님에 보냈다. 일종의 깨달음의 시였다. 경봉 스님의 답장은 이러했다, ‘능문능시(能文能詩, 능히 글을 쓰고 능히 시를 짓는도다) 속불혜명(續佛慧命)을 희옹희옹(希顒希顒)하노라(부처의 법을 잇기를 바라고 또 바라노라). 불교방송 BTN-TV나 유튜브에 가면 법문, 인터뷰, 밭 가꾸기, 옻칠 공예 등 다양한 모습의 성파 스님을 만날 수 있다.

<정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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