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워싱턴주 숲, 산불에 강하도록...주 천연자원부 80년 계획 첫걸음 ‘성공적’

2022-03-23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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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주 숲, 산불에 강하도록...주 천연자원부 80년 계획 첫걸음 ‘성공적’

로이터

워싱턴주 정부가 해마다 산불로 몸살을 앓고 있는 산림에 대해 화재가 발생해도 잘 견딜 수 있도록 체질을 강화하는 장기계획을 수립하고 본격 추진하고 있다.

주 천연자연부(DNR)는 지난 2014년과 2015년 발생한 기록적 산불 이후 주내 삼림의 화재 대응력을 높일 수 있도록 하는 체질을 개선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삼림건강 80년 계획’을 수립했다.

주내 최대 산불화재 진압기관이기도 한 DNR에 따르면 이 계획의 첫 걸음은 지난 2019년 오캐노간 카운티 위드롭 타운 외곽에 약 100년 전의 숲과 비슷한 환경을 만들며 시작됐다.


이 계획의 요점은 숲의 나무 간격을 최대한 띄우고, 나무가 산불에도 잘 견디도록 건강하게 만들며, 불에 잘타는 요소들을 제거하는 것이다.

DNR에 따르면 현재 워싱턴주 중부와 동부 지역 숲은 덤불이나, 풀, 작은 나무처럼 불에 잘타는 인화성 식물로 가득 차 있는 상태이다. 일단 화재가 발생하면 이들이 불쏘시개 역할을 해 불길이 더욱 격렬하게 번진다.

따라서 삼림건강 계획에 따라 이들 숲에 있는 나무 수를 에이커당 40그루의 나무로 줄이고 큰 나무 위주로 숲을 가공하는 한편 불에 잘타는 덤불을 제거해 화재 발생시 잘 견디도록 조성하고 있다.

앤디 타운센트 오캐노간과 웨스턴 페리 카운티 고지대 관리자는 “숲에 있는 나무 가운데 건강한 폰데로사 파인는 남기고 불에 잘 타는 더글라스 퍼는 가능한 많이 제거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숲속에서 화재시 연료역할을 하는 불에 잘 타는 것들을 최대한 없애고 있다”고 덧붙였다. 죽은 나무 가지는 잘라내고 낮은 쪽에 매달린 가지도 없애고 있다. 하부에 있는 나뭇가지는 지상의 불길이 나무 위로 번지도록 하는 소위 ‘사다리 연료’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특히 덤불이나 풀 등도 제거하고 있다. 지상에 덤불이 적으면 큰 나무들은 흙이나 영양분, 물에 대한 경쟁이 줄어들어 더 강해지고 화재가 발생해도 내부에 연소할 연료가 적어 화재 강도도 낮아진다는 발상이다.

이런 과정을 거쳐 결국 폰데로사 파인 껍질은 더 강해지고 두꺼워지며 화재로부터 나무와 숲을 보호하도록 진화된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이같은 계획은 효과가 입증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DNR 숲 건강 과학자 데렉 처칠은 “지난 해 여름 ‘버지니아 릿지 유닛 원’으로 알려진 5만5,000에이커 상당의 시더 크릭 화재 당시 상당수의 나무들이 살아남아 이 방법이 효과가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평균적으로 화재로 죽은 나무수도 적었고, 심각성도 덜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 같은 숲 관리 장기계획은 산불위험으로부터 숲을 보호하는 것은 물론 산불로 인한 지역주민들의 위험을 줄이고 지역사회에도 공헌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숲에서 베어진 나무를 판매한 수익금은 워싱턴주 학교건설을 위한 기금으로 사용되기 때문이다.

앤디 타운센트 관리자는“우리 노력은 80년 계획의 첫 걸음”이라며 “숲에서 더 많은 나무가 자라고, 수확하고, 화재로부터 보호하는 동시에 주정부에 교육기금을 제공하고, 인근 지역사회도 보호할 수 있는 계획”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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