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티모어가 죽어가고 있다’(Baltimore is Dying) 는 섬네일(Thumbnail)은 팬데믹이 여전히 위험한 확장세를 계속하고 있던 작년 6월, 볼티모어 시에 만연한 감염자와 사망자, 더 심각해져 가는 빈곤문제, 마약 성행과 그로 인한 살인 사건 폭증 등을 보도한 폭스 뉴스의 동영상 제목이다.
전통 제조업의 몰락이후 볼티모어 시는 점점 낙후됐다. 강성 항만부두노조의 세력화, 시내 우범지대에서 횡행하는 마약 밀매와 연관된 사건 사고 등은 사회 양극화 현상을 점점 더 골깊게 만들고 있다. 우범지대를 떠나 안전한 일상과 양질의 자녀 교육을 시키고 싶어하는 소시민들은 인근 하워드 카운티, 안전 지역으로 탈 볼티모어 러시를 이루고 있다.
7년전인 2015년 4월 말, 볼티모어 시에서 끔찍한 폭동 사건이 발생했다. 볼티모어 샌디타운에 사는 흑인 청년 프레디 그레이(Freddie Gray, 25)가 자전거를 타고 인근을 배회하던 중, 범죄 용의자로 경찰의 불심검문을 받게 되었다. 신장 5’ 8”, 체중 145LB 의 다소 왜소한 체구의 프레디는 검문 받을 당시 비무장 상태였다. 저항하는 프레디를 여섯명의 경찰이 힘을 합세하여 강압적으로 수갑을 채우는 과정에서 치명적인 목 골절, 척추 골절을 입혔다. 곧바로 병원으로 이송했지만 혼수상태에 빠졌고 일 주일만에 척수 손상에 의한 사망한 사건이었다.
청천벽력같은 프레디의 사망 소식을 접한 가족들은 울부짖었고, 경찰의 과잉 진압에 항의하는 이웃들의 분노가 점점 가세되더니, 볼티모어 서부 경찰서 앞에 거대한 시민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볼티모어 오리올스 야구장 인근과, 펜 .스테이션 인근에 몰려든 수천명의 시위대가, 점차 과격해지면서 끝내 폭동, 방화, 약탈, 기물 파손으로 번지며 아름다운 항구도시 볼티모어를 무법천지로 만들고 말았다.
5월 초까지 계속된 폭동 사태를 진압하기 위해, 비상사태와 통행금지를 선포하였고, 천명 이상의 경찰관들, 2500명의 주 방위군이 시위대와 맞서야 했다. 350개의 사업체가 방화, 약탈, 기물 파손의 피해를 입었고, 150건의 차량화재, 60건의 건물화재가 발생했다. 과격 시위자 486명이 검거 되었고, 다섯대의 경찰차량도 불태워졌다. 113명의 경찰들이 부상을 당했고, 두명이 총에 맞았다. 한인 업소 20여곳도 약탈과 방화의 피해를 보았던 끔찍한 사태였다.
당시 폭동 현장을 취재했던 볼티모어 선지의 데이비드 에틀린 기자(David Ettlin)의 보도에 의하면, “볼티모어 시엔 평소 공권력의 인종 차별문제, 빈곤 문제가 늘 심각했었다. 그러던 중, 흑인 청년의 어이없는 사망 사건은 기름에 불을 던진 것처럼 폭동의 기폭제가 되었다”고 기록했다.
스테파니 블레이크(Stephanie R. Blake) 볼티모어 시장은, “오랫동안 잠재되었던 인종 차별에 대한 분노가 불행한 불씨가 됐다”며 안타까워했다.
전 미국적인 관심을 불러일으켰던 사건 이후에, 볼티모어 시의 빈곤 문제, 치안 문제, 마약관련 살인 사건 등은 기대처럼 시원하게 해결되지 못했다. 수십년에 걸쳐 누적된 볼티모어 시의 사회 문제가 한순간에 개선되기란 쉽지 않다.
공교롭게도 불행한 사건이 발생했던 바로 그해, 나와 우리 가족은 볼티모어 레이스터스 타운에서 비즈니스를 시작하게 됐다. 사업 시작부터 겪어야했던 폭동 사건과 이후의 변화들을 매일 목도하면서, 사업장 인근에서 부터 작은 구호의 손길을 나누기 시작했다. 방문하는 주민들을 존중(Respectful)했다, 장학금을 주며 면학을 격려(cheer up)하였고, 나이어린 청소년들에게는 부모같은 엄격한 마음으로 칭찬과 훈계(exhort)를 아끼지 않았다.
굿스푼 선교회 제 10대 이사장이 된 후로는, 매주 수요일 오전, 볼티모어 펜. 스테이션 사거리에서 도시선교를 돕고 있다. 7년전 이곳은 경찰차가 방화되었고, CVS가 약탈 된 후 초토화 되었던 곳이다. 알코올과 마약에 찌든 채 배고파서 찾아 오는 도시빈민들에게 , 어머니의 마음으로 따뜻한 음식을 제공하고, 방한, 방역, 비상 식량과 의료 서비스를 나누며 그들을 보듬어 안고있다.
빈곤, 인종문제, 폭동의 상처가 아직도 가시지 않은 채 죽어가는 볼티모어는 워싱턴 한인사회가 돌아보고 선교해야 할 니느웨(Nineven) 같은 곳이다. 죽어가는 볼티모어를 위해 기도하고, 사랑하면서 시기 적절한 도움과 실제 필요한 것들을 나눠야 한다.
그럴 때, 볼티모어는 점점 아름다운 차밍 시티(charming city)로 변하게 될 것이다.
도시선교: 703-622-2559 / jeukkim@gmail.com
<
진순세 / 굿스푼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