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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T 선언과 ESG 그리고 자유주의

2022-01-20 (목) 김일선 글렌데일 교육구 통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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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8월, 미국의 전경련에 해당하는 BRT(Business RoundTable)에서 ‘BRT 선언’을 발표했다. BRT 선언이 중요한 이유는 ESG(환경, 사회 및 기업의 지배구조)를 결정했기 때문이다. BRT 선언이 나오게 된 배경과 이를 바탕으로 현재 대한민국 대선에서 윤석열 후보의 ‘가난하고 못 배우면 자유를 모른다’는 발언과 연결하여 이야기하겠다.

자유주의는 아담 스미스의 ‘고전적 자유주의’로부터 시작되었다. “개인의 이기적인 욕망을 극대화할 때 세상이 잘 돌아간다”는 사상이다. 그래서 세계는 아담 스미스의 주장을 따랐고 그 결과 1929년 대공황을 맞이하며 고전적 자유주의는 실패하였다.

이에 케인즈는 수정자본주의를 주장했고 세계는 케인즈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국가의 시장 개입을 허용하는 큰 정부 체제를 채택했다. 케인즈주의를 채택한 세계는 대공황을 극복할 수 있었으며 ‘부의 불평등’이 상당히 완화되었다.


그러나 1970년대 두 차례의 오일쇼크가 있었고 프리드리히 하이예크와 밀턴 프리드먼의 신자유주의 논리를 배경으로 1979년 마거릿 대처 수상과 1980년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이 탄생했다. 큰 정부를 주장하는 케인즈주의는 후퇴하고 세계는 ‘국가는 시장에서 빠지라’는 밀턴 프리드먼의 신자유주의 정책을 도입하였다. 프리드먼의 주장은 아담 스미스의 주장에서 ‘개인’을 ‘기업’으로 대체한 것이다. 즉, “기업의 이익을 극대화하면 세상이 잘 돌아간다”는 논리이다. 그리고 1991년 소련의 붕괴로 프리드먼이 주장한 신자유주의가 세상을 지배하게 되었다.

그러나 2008년 금융위기로 신자유주의는 다시 위기를 맞게 된다. 시장에서 국가가 빠지고 세상을 맡겨두니 시장의 끝없는 탐욕으로 세계는 걷잡을 수 없는 혼란 속에 빠지게 되었다. 이에 2019년 8월, ‘BRT 선언’이 나오게 된 것이다. BRT 선언이란 간단히 “밀턴 프리드먼의 신자유주의는 틀렸다. 주주의 최대 이윤을 위해 주주 마음대로 해선 안 되고 기업은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한다”로 요약할 수 있다.

국가의 시장 개입을 요구하는 신 케인즈주의 도입 압박에 대규모 금융사와 대기업은 위기의식을 느끼게 된다. 국가의 시장개입 압박에 위기의식에 빠진 대형 투자사들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에 투자하겠다”는 선언이 BRT 선언이다. 기업의 목적은 1997년 BRT 모임에서 결정한 “주주의 최대 이익”으로부터 2019년 “모든 이해 관계자들의 혜택”으로 변경되었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강조되었다.

그리고 180여 대기업 대표들이 모인 BRT 모임에서 중요한 결정이 바로 ESG이다. 환경, 사회 및 기업의 지배구조(ESG) 기준은 사회적으로 의식이 있는 투자가들이 잠재적인 투자 선정에서 사용하는 일련의 회사 운영 표준이다. ESG 기준에 따라 투자가들은 사회적 책임을 잘 지키는 기업에 대규모 투자를 하도록 요구됐다. 이에 세계에서 가장 큰 투자가 중 하나이며 1,000조원의 엄청난 기금을 운영하는 김용진 ‘국민연금’ 이사장이 전주 공단본사에서 열린 시무식에서 ESG를 언급했다.

그러나 윤석열 대선 후보는 고전적 자유주의 경제를 추종하여 밀턴 프리드먼의 ‘기업의 무제한적 자유’를 추구하는 시대에 뒤떨어진 생각을 보이고 있다. 특히 코로나 사태로 지친 서민, ‘가난한 사람들은 자유를 모른다’는 언급이 진심인지 의아할 뿐이다.

<김일선 글렌데일 교육구 통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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