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루 평균 신규확진 80만명...군의관 등 1천300여명 투입
▶ 주 방위군 1만4천여명도 병원 파견
오미크론 변이로 인해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입원 환자가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후 최고 수준으로 증가하면서 의료체계에 비상이 걸렸다.
뉴욕타임스(NYT)는 13일 기준 미국의 7일간 하루 평균 신규 코로나19 확진자를 80만3천736명으로 자체 집계했다. 하루 평균 확진자가 80만명을 넘긴 것은 처음이다.
2주 전과 비교하면 2.33배로 늘었는데 여전히 폭발적인 증가세다. 다만 최근 며칠 새 증가율은 둔화했다. 또 미 보건복지부 통계를 보면 14일 기준 코로나19 입원 환자는 15만7천272명으로 팬데믹 후 최고치를 또다시 경신했다. NYT가 집계한 7일간의 하루 평균 코로나19 입원 환자도 2주 전보다 79% 증가한 14만8천782명으로 새 기록을 썼다.
미국에서 압도적 우세종이 된 오미크론은 앞서 유행했던 델타 변이에 비해 중증을 덜 유발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확진자 규모가 워낙 크다 보니 입원 환자도 기록적 수준으로 올라선 것이다.
하루 평균 사망자도 2주 전과 견줘 53%나 늘며 1천873명이 됐다. 입원 환자의 급증에 병원들은 한계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NYT는 보건복지부 데이터를 인용해 50개 주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24개 주에서 병상 점유율이 80%를 넘겼다고 전했다.
조지아·메릴랜드·매사추세츠주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특히 앨라배마·미주리·뉴멕시코·로드아일랜드·텍사스주 등 18개 주와 수도 워싱턴DC에서는 성인용 중환자실(ICU) 병상의 점유율이 85%를 넘겼다.
부족한 의료 인력을 메우기 위해 지원 인력도 대규모로 파견됐다. 지난해 추수감사절(11월 25일) 이후 백악관은 350여명의 군의관과 간호사, 의무병을 인력 부족을 겪는 24개 주의 병원에 파견했다.
백악관은 피해가 심한 미시간·뉴욕·오하이오·로드아일랜드 등 6개 주에 추가로 군 요원 1천여명을 보낼 계획이다. 여기에 보태 1만4천여명의 주 방위군 요원도 49개 주에 파견됐다.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는 연방정부 기금 4천만달러를 투입해 의료 인력을 추가로 채용할 계획이라고 발표했고, 케이트 브라운 오리건 주지사는 이미 병원에 파견된 주 방위군 요원 500명에 더해 700명을 추가로 투입했다고 밝혔다.
제이 인슬리 워싱턴 주지사는 응급 환자 치료에 전념하기 위해 병원들이 긴급하지 않은 수술은 당분간 중단한다고 밝혔다.
다만 오미크론 확산이 가장 먼저 시작됐던 북동부 등 일부에선 확진자 수가 정체 양상을 보이기 시작했다.
CNN은 뉴저지·메릴랜드·조지아·뉴욕·캔자스주 등 7개 주에서 최근 1주일간 확진자 수의 변동 폭이 10% 미만이었다고 보도했다. 또 워싱턴DC에선 확진자 수가 19%나 감소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런 변화가 추세로 판명되려면 아직 몇 주의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지적한다고 CNN은 전했다.
여전히 검사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는 데다 신속 항원 검사로 집에서 양성 판정이 나온 사람들은 공식 집계에 잡히지 않기 때문이다. 환자에 압도된 병원들에서 확진자 보고가 지연되고 있을 수도 있다.
유타대학의 앤드루 퍼비아 박사는 "진짜 추이를 파악하기에 충분히 긴 시간에 걸쳐 나타나는 일관성이 핵심"이라며 "중요한 점은 그런 판결을 내리기 전에 며칠간의 데이터가 더 필요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