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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사병, 탈수로 인한 비극이었다”

2021-12-06 (월) 신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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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이킹중 사망 한인 일가족 사건 관련

▶ SF크로니클 조사보고서 입수해 보도

“열사병, 탈수로 인한 비극이었다”

지난 8월 숨진 채 발견된 한인여성 일가족

지난 8월 시에라 국유림 하이킹 지역에서 의문의 시신으로 발견된 한인여성 일가족의 사인은 열사병과 탈수증이었던 것으로 결론<본보 10월 23일자 보도> 내려졌으나 3일 SF크로니클은 입수한 77페이지 조사 보고서를 통해 전문가들의 분석 내용과 이들이 죽음을 맞게 된 비극을 재조명했다.

전문가들은 109도의 폭염에 가파른 경사로를 하이킹하는 것의 위험성과 일가족이 마실 물이 바닥난 상태였다는 것을 수사관들에게 지적했으며, 열사병으로 뇌와 장기 기능이 멈춘 것으로 보았다.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미 산림청 자원봉사자는 일가족이 하이킹한 폭염 상황에는 성인 부부에게 320온스, 딸과 반려견에게 각각 16온스의 물이 필요했다면서 그러나 이 부부는 총 84온스의 물만 갖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열사병 환자를 치료하는 모데스토의 한 의사는 열사병에 걸리면 몇시간내 사망할 수 있다는 점을 수사관들에게 말했다면서 물 부족 및 휴대폰 서비스가 터지지 않아 구조를 요청할 수 없었던 상황 등으로 죽음을 맞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한 구조대원 트레이너는 “방심하고 있다가 자신들의 상황을 깨닫고 아이와 서로를 구하려다 숨졌다고 생각한다”면서 “아이가 먼저 위험해지자 부모들이 서둘러 언덕을 올라갔을 가능성이 크다. 한쪽은 아이와 애완동물을 돌보기 위해 남아있고 다른 한쪽은 구조를 요청하려 했던 것 같다”고 밝혔다.
지난 8월 17일 하이킹에 나선 한인여성 엘렌 정(31)씨와 남편 존 게시리(45), 1살된 딸, 반려견이 의문의 시신으로 발견돼 수사당국은 두달간 사망 현장 인근의 강에서 확인된 녹조류의 독성 물질에 노출 사망, 등산로 인근 폐광에서 나온 유해가스에 중독 사망, 낙뢰로 인한 사망 가능성 등을 염두에 두고 광범위한 수사를 벌였으나 아무것도 발견되지 않았다.

요가 강사이자 대학원생이었던 엘렌 정씨와 스냅챗 엔지니어인 존 게리시는 팬데믹 이후 샌프란시스코에서 마리포사로 이주해 이곳에서 4채의 주택 구입해 에어비앤비 임대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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