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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원직 시애틀총영사 경질...여직원 성희롱혐의로 2일자 외교부본부‘귀임’발령

2021-12-02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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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애틀총영사 징계로 임기도중 징계 발령은 사상 처음

권원직 시애틀총영사 경질...여직원 성희롱혐의로 2일자 외교부본부‘귀임’발령

시애틀 한국일보

부하 여직원에 대해 성희롱을 한 혐의로 징계를 기다려왔던 권원직(사진) 시애틀총영사가 경질됐다.

외교부는 한국시간으로 2일(시애틀시간 1일)자로 권 총영사에 대해 본부 ‘귀임’ 발령을 냈다. 시애틀총영사직에서 사실상 경질을 한 뒤 외교부 본부에서 대기토록 한 것이다.

현직 시애틀총영사가 임기도중 징계를 받아 경질된 것은 사상 처음이다. 특히 권 총영사는 임기 6개월 정도부터 출근을 못하다 1년도 안돼 징계를 받아 물러난 총영사라는 오명을 쓰게 됐다.


이 같은 외교부 인사조치에 따라 권 총영사 부부는 시애틀시간으로 1일 낮 항공편을 이용해 한국으로 귀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가 권 총영사 혐의에 대해 제대로 공개를 하지 않아 비난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권 총영사는 지난해 12월 제16대 시애틀총영사로 부임한 뒤 수차례에 걸쳐 부하 여직원을 상대로 성희롱성 발언을 해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지난 5월 말 워싱턴주 밴쿠버와 오리건주 포틀랜드 출장 당시를 포함해 총영사관 등에서 피해 여직원에게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언행을 일삼았다. 또한 권 총영사는 출장 중 한인회 관계자들과 골프를 치는 등 고위공직자로서 부적절한 처신을 한 혐의도 받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권 총영사의 성비위와 부적절한 처신에 대한 탄원이 접수된 뒤 외교부 감사국장과 검사 출신의 감사 담당자가 지난 6월 시애틀 현지를 찾아 권 총영사에 대한 감사를 실시했고, 이 같은 감사결과를 바탕으로 외교부는 권 총영사의 성비위를 최종 확인했다.

이에 따라 외교부는 가해자인 권 총영사와 피해자간 물리적 분리를 위해 권 총영사를 총영사관에 출근하지 못하도록 조치했다.

이에 따라 권 총영사는 우드웨이에 있는 총영사관저에 머물며 홍승인 전 부총영사에 이어 안현상 현 부총영사 등과 연락을 취하며 업무를 봐왔다. 이로 인해 시애틀총영사관은 5개월 이상 사실상 총영사 부재 상태에서 업무가 이뤄졌다.

이후 외교부는 외부인사 등이 참여한 가운데 지난 7월말 성희롱심의위원회를 열어 권 총영사의 행위가 성희롱에 해당된다고 최종 결정을 내렸다. 이 같은 결정에 따라 고위공무원의 징계를 담당한 인사혁신처가 지난 10월말 징계위원회를 열었으며 징계 결과에 다라 외교부가 최종 귀임 발령을 냈다.


성희롱이 최종 확인됐는데도 ‘귀임’발령으로 마무리된 것에 대해 징계 수위가 적절했는지에 대한 논란도 일고 있다.

일부 한인들은 “최종적으로 성희롱 판단이 내려졌는데 해임이나 파면을 하지 않은 것은 외교부가 자기 식구 봐주기”라고 지적하고 있다.

반면 일부 한인들은 “권 총영사에 대해 공관장직을 박탈하고 귀임하도록 한 것은 상당한 수준의 징계조치로 적절하다고 할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권 총영사가 경질됨에 따라 시애틀총영사관은 안현상 부총영사의 총영사 대행 체제로 운영될 것으로 보인다.

시애틀총영사관 관계자는 “권 총영사의 보직과 관련된 문제는 외교부 본부 소관인 만큼 시애틀영사관에서 언급할 사항이 아니다”면서 “시애틀영사관은 안현상 부총영사가 총영사 대행을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후임 시애틀총영사는 이르면 올해 말, 아니면 내년 초 정도에 발령이 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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