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서북미 400년 전엔 뭘 먹었을까?

2021-11-26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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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C서 보고서 발행…‘으뜸 음식’은 단연 연어

서북미 400년 전엔 뭘 먹었을까?
사과, 배, 밀, 체리, 호프, 블루베리의 생산량이 전국 1위이고 감자, 포도, 살구, 아스파라거스, 라즈베리 생산량도 전국 2위인 요즘의 워싱턴주가 인디언 원주민들만 살았던 400년 전에도 먹거리가 나름대로 다양했던 풍요로운 땅이었다.

컬럼비아 강 상류지역에 17세기 무렵 자리 잡았던 코어달렌, 칼리스펠, 쿠테나이, 스포캔 등 원주민 부족의 ‘으뜸 음식’(주식)은 연어였다고 캐나다 BC주의 원주민 건강보호국 보고서가 밝혔다. 원주민들은 멀리까지 들소를 사냥하러 다니기도 했지만 이들이 선택한 단백질 공급원은 단연 연어였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스포캔 부족은 컬럼비아 강과 스포캔 강에 지천인 치누크, 삭카이, 스틸헤드 등 연어 류 물고기를 잡아 뼈를 발라내고 나뭇조각에 꿴 후 모닥불 주위에 둘러세워 구워서 먹었다. 철갑상어, 칠성장어, 서커(잉어과 민물) 등 다른 기름진 어류들도 원주민들의 식탁을 장식했다.


내륙지방의 4개 원주민부족이 포획한 연어가 연간 680만 파운드에 달했다. 이들은 연어를 말려 저장하고 겨울 내내 먹었다. 연어가 없는 겨울철에는 사슴과 엘크를 사냥하기도 했는데 이는 고기도 고기지만 가죽으로 옷을 만들어 추위를 막기 위해서였다.

이 지역은 홍적세기가 끝난 후 기후와 토양이 달라지면서 마스토돈(매머드 같은 거상)과 낙타(당시엔 서북미에 낙타가 살았다) 등이 멸종되고 새로운 식물들이 자라기 시작했다. 그중 하나가 스포캔지역에 자생한 캐마스(백합과 식물)였다. 원주민들은 봄에 자라서 가을에 갈무리하는 양파 모양의 이 식물을 요리에 즐겨 사용했다.

서북미 원주민들은 이어 옥수수, 콩, 호박 등의 조상을 발견했다. 남미지역 원주민들이 주식물로 경작한 메이즈(옥수수)와 레기윰(콩)을 서북미 원주민들은 이미 17세기에 재배했다. 감자도 올림픽 반도에서 볼리비아에 이르기까지 분포했던 원주민 농부들이 개발한 작물이다.

서북미는 허클베리의 원산지이지만 다른 종류의 딸기와 목초들도 풍성하게 자랐다. 스포캔 원주민부족은 허클베리를 비롯해 나무딸기, 풀 산딸기, 새먼베리, 엘더베리, 서비스베리 등을 재배해 향미를 즐겼다. 야생 헤이즐넛 나무와 초크체리 나무도 개량해 열매를 먹었다.

원주민들은 또한 영양분이 풍부한 야생 민트, 감초, 장미열매, 민들레 등을 끓여서 약이나 차로 마시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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