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전문의 칼럼] 임신성 천식

2021-11-04 (목) 12:00:00 이영직 내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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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이 임신을 하게 되면 신체에 많은 생리적 변화가 일어나게 되는데 평소에 아무 질병이 없이 건강하던 산모도 고혈압이나 당뇨, 천식등의 질환이 생길 수 있다.

임신중 고혈압이나 당뇨 등의 질환은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태아와 산모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정상적인 분만에도 악영향을 끼치므로 반드시 치료해야 한다.

기관지 천식도 치료하지 않으면 태아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는데 임신중 천식이 악화되는 주된 이유는 막연히 약에 대한 불안감으로 천식약을 기피하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실제로는 천식이 악화 되었을 때 태아에 미치는 영향이 천식약 복용 때문에 생기는 부작용보다 더 크기 때문에 임신중 생기는 천식은 적극적으로 치료해야한다.


임신 6개월째에 접어든 20대 후반의 김모씨는 4주전부터 기침이 나고 걸을때 숨이 찼다. 처음에는 감기인가 생각을 했는데 열도 없고 머리가 아프지도 않은데 마른 기침만 계속되었다. 기침은 점점 심해져서 이제는 마른 기침 때문에 잠을 못잘 정도가 되었다.

임신중이라 약을 먹기도 두려워서 약국에서 기침약을 사다놓고 먹지 않고 있다가 병원을 찾아왔다.

김씨는 임신전에 아무런 질병을 앓은적이 없었고 임신후에는 입덧도 거의 하지 않고 무사히 임신 초기를 넘겼다.

현재 직장에 다니지 않고 있고 담배나 술은 일절 하지 않았다.

김씨를 검진하였다. 혈압, 맥박은 모두 정상이었고 혈중 산소도 98퍼센트로 정상치였다. 심음은 정상이었지만 폐음은 조금 감소가 되어있었고 약한 천명도 들렸다.

폐기능 검사상 호기량이 현저히 감소해 있었다. 김씨는 임신성 천식으로 진단을 받고 스테로이드 흡입제를 시작했는데 곧바로 기침이 좋아지고 숨찬 증상이 없어졌다.

임신전에는 천식이 없었던 김씨에게 가장 큰 질문은 임신후에도 천식이 재발할까 하는것 이었다.


통계적으로 임산부의 약 4퍼센트에서 천식이 발생한다고 한다. 임신전에 천식을 앓았던 산모의 경우 3분의 1에서는 천식 증상이 좋아지고 3분의 1에서는 증상이 나빠지고 3분의 1에서는 변화가 없다고 한다.

김씨처럼 임신전 천식을 앓지 않았다가 임신후 천식 증상이 시작된 경우는 임신으로 인해서 천식이 생겼다고 보고 출산후에는 천식이 재발하지 않을 가능성이 많다.

임신중 천식이 발생하는 원인에 대해서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현재 기관지 천식에 널리 사용되고 있는 스테로이드성 흡입 분무제는 태아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는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임신중 천식이 발생하더라도 적절한 약물 치료로 조절만 된다면 천식이 없는 산모와 똑같이 정상 분만을 할 수도 있고 건강한 태아를 가질 수 있다.

이영직 내과

(213-383-9388)

<이영직 내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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