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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 시리즈-SF 한인회장 ‘세번째 임기 연장’ 논란] 1. 임기연장안 찬반의견 “불가피한 연장” VS “공정성 훼손”

2021-10-27 (수) 신영주, 김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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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F한인회측, ‘회관공사 지연, 차질 우려한 선택’

▶ 일부 한인들, ‘선거 회피 꼼수*좋지 않은 선례’

SF한인회가 곽정연 회장의 임기를 세번째 연장했다. 한인회관 증개축 공사를 위한 불가피한 연장이라고 찬성하는 측과 공사를 빌미로 선거를 회피하는 꼼수이자 공정성 훼손이라는 주장과 반발이 맞서고 있다.

◆SF한인회, 세번째 임기 연장 불가피

SF한인회는 지난 10월과 올해 4월 팬데믹 특수 상황으로 선거가 불가하다는 이유로 6개월씩 두차례 회장 임기를 연장한데 이어 지난 9월 한인회관 증개축 공사 완공을 책임지겠다는 이유로 내년 6월 30일까지 임기를 세번째 연장했다. 이로써 곽정연 회장은 무려 3년 6개월간이나 한인회장으로 자리를 지키게 됐다. 또 임기 연장한 뒤 바로 세계한인회장대회 참석차 한국을 방문하고 지난 8일 돌아온 곽정연 회장은 이렇다할 공개 설명이나 기자회견도 없이 공고문만 내면 된다는 입장을 보여 논란을 키웠다.


곽 회장은 20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공사 때문에 이뤄진 불가피한 연장”이라면서 “11월 8일 김성곤 재외동포재단 이사장이 SF한인회를 방문해 증개축 상황을 살피고(재외동포재단 50만달러 지원) 동포간담회도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19일 공사 입찰업체들과의 협상, 오는 30일 열리는 한국의날 축제 준비로 바빠 설명이 부족했다”면서 “지난주에서야 한국의날 행사장인 SF프레시디오의 퍼밋이 승인되고, 행사팀 섭외 등으로 눈코 뜰 새없이 분주했다”고 말했다.

박병호 이사장은 “시작한 사람이 끝내는 것이 좋다. 공사 중간에 시공주가 변경돼 공사 전반에 대한 재검토가 이뤄지고, 그로 인해 만약 공사가 무기한 지연되거나 차질이 빚어지면 그 책임은 누가 지겠느냐”면서 “31대 한인회가 완공될 때까지 책임을 지고 32대에 회관을 인계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공사비를 헌납한 인사들도 이것을 우려해 후원을 주저한 분들도 있다”면서 “김진덕정경식재단에서는 곽정연 회장이 공사를 마무리하는 조건으로 100만달러 지원금을 약정한 것은 아니지만 31대 한인회가 공사를 책임지라는 무언의 요구를 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김한일 김진덕정경식재단 대표는 “재단은 누가 한인회장을 해야 한다고 관여할 자격도 없고, 관여해서도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중립적인 입장을 보였다.

임기 연장안에 동의한 레이몬드 리(이창용) 이사는 “곽정연 회장과 박병호 이사장 두분은 중요한 사업(증개축 공사)을 마무리할 수 있는 적격자”라고 밝혔고, 심효섭 이사도 “건물 문제에 회장이 솔루션을 갖고 추진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정정당당 선거를 진행하라

이정순 전 미주총연 회장은 “한인회장 임기를 3번 연장했다는 것은 개인적으로 한번도 듣지도, 보지도 못했다”며 “팬데믹으로 2번의 임기 연장이 이뤄진 것은 이해하려 했으나 회관 재건축을 빌미로 또다시 연장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말이 안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재건축 공사를 위한 여러 약정 기부는 한인회와 동포사회를 위한 것이지 회장직 유지를 조건으로 기부된 것이 아니다”며 “아무리 잘한 한인회장이라도 정관에 따라 임기를 지키고, 연임을 원하면 정정당당하게 선거를 진행해야 하는 것이 맞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오재봉 전 SF한인회장도 “한인회관 증개축 기금모금은 큰 업적이지만 적어도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3번째 임기 연장이 왜, 어떻게 이뤄졌는지 동포사회에 조목조목 설명하고, 제대로 알리고, 이해를 구하는 것이 맞다”며 “과정 자체가 굉장히 두리뭉실하고 얼렁뚱땅 넘어간 듯한 느낌”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런 미약한 조치로 동포들이 3번째 임기 연장을 쉽게 납득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며 후대들에게 옳지 않은 전례를 남기는 것이 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또다른 한인은 “그렇게 공사 차질이 우려됐다면 곽정연 현 회장이 건축위원장을 맡아 증개축 공사문제를 처리하고, 선거는 선거대로 진행하면 되는 것”이라면서 “꼭 내가 마무리지어야 한다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계속>

<신영주, 김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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