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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들고 가방 요구하다 총격

2021-09-28 (화) 김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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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클랜드 상가 주차장서 한인 피해, 핸들등에 총격 흔적 남아 ‘오싹’

▶ 신고 후 3시간 넘도록 경찰 안 와

총들고 가방 요구하다 총격

피해 한인 손씨의 차량 핸들에 총알이 관통해 자국이 선명하게 남아있다.


지난 20일 오클랜드 한 상가에서 한인을 상대로 절도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범행 과정에서 총기가 발사돼 위험천만한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경찰이 현장에 대응하지 않아 논란이 되고 있다.

팬데믹 시작 이래 SF와 오클랜드 등 베이지역 주요 도시들에서 아시안을 상대로한 각종 범죄가 급증해 현재까지도 만연하게 발생하고 있다. 지난 20일에는 오클랜드의 한 상가 주차장에서 한인 남성 데니스 손(34)씨가 절도를 당할 뻔하고, 실랑이를 하는 과정에서 용의자가 든 총기가 2발 발포되면서 위험천만한 상황이 연출됐다. 총알 1발은 손씨의 차량 핸들을 뚫고 차체에 그대로 꽂히기도 했다.

손씨는 “20일 밤 10시경 한식당에서 식사를 투고한 후 나와 차 문을 여는데 갑자기 옆 차가 내쪽으로 문을 열어 부딪혔다”며 “사과한 후 다시 차를 탔는데 같은 차량 흑인 남성 운전자가 내 차 문을 열더니 총을 겨누고 가방을 내놓으라고 소리쳤다”고 말했다.


그는 “당황한 나머지 반사적으로 총을 옆으로 밀쳤는데 그 과정에서 총알 2발이 발사됐다”며 “내 운전대를 관통해 차체에 탄피가 그대로 꽂히고 유리창이 망가졌다. 용의자는 그대로 현장을 도주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손씨는 용의자 인상착의 확보를 위해 주차장내 설치된 감시카메라 여부를 확인했으나 작동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총들고 가방 요구하다 총격

손씨 차량 유리창이 파손된 모습.


당시 휴대폰 배터리가 없어 바로 신고할 수 없었던 그는 가주고속도로순찰대(CHP)의 도움으로 오클랜드 경찰국에 신고하고 대응을 기다렸으나 3시간이 지나도록 경찰의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총기가 발사되는 아찔한 상황에 패닉에 빠진 그는 사건 당일 당국의 아무런 도움도 받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가 온라인으로 사건 리포트를 해야 했다.

지난해부터 베이 전역에서 아시안을 상대로한 절도, 폭행 등 각종 범죄가 급증한 가운데, 일각에서는 경찰의 범죄 예방 및 발생시 대응이 얼마나 잘 되고 있는지는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3월 오클랜드 차이나타운 인근의 한 마켓 앞에서 가방을 절도당하고 그 과정에서 발과 다리 등에 찰과상을 입은 20대 한인여성 김씨는 “사건이 발생하고 7개월이 다되가는데도 용의자가 체포됐는지 여부는 여전히 묵묵부답”이라며 “당시 현장에 출동한 경관들 역시 비슷한 사건이 많아서인지 전혀 급박해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KTVU에 따르면 오클랜드 경찰국은 예산이 삭감되었을 뿐 아니라 빈곤, 교육, 직업 훈련 등 범죄의 근본적인 원일을 대처하기 위한 노력에 예산이 재배치된 것으로 나타났다. 리론 암스트롱 오클랜드 경찰국장은 지난 7월 기준 이미 살인 75건, 절도 1천500건 이상이 발생하는 등 심각한 범죄 급증에 직면해 있다고 인정하며 경관을 얼마나 추가로 배치해야 할지조차 가늠이 안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오클랜드는 지난 20일 100번째 살인사건이 발생해 2년연속 100건이상의 살인사건이 발생했다.

<김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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