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미국은 지금…아프가니스탄 철군으로 국론이 분열 되어서는 안된다

2021-08-31 (화) 김동찬/시민참여센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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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8월31일 오늘은 미국이 20년동안 끌어온 아프가니스탄전쟁을 공식적으로 종결하고 철군을 끝내는 날이다. 아프가니스탄에서의 미군 철수는 오바마 대통령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에서부터 계속 나온 말이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핵무기 없는 세상, 전쟁이 없는 세상을 열겠다는 대통령 공약으로 당선 되었고 그로 인해 노벨 평화상을 받았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은 집권 하자마자 아프가니스탄에 5만명의 미군을 증파 했다.

이후 미군의 수를 9,800여명으로 유지하며 철수는 없다고 하였고, 트럼프 대통령은 득이 되지 않는 전쟁을 하루 빨리 끝내겠다고 탈레반과 협상을 하여서 철군 일정까지 논의를 하였다. 그리고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한 내용 그대로 8월 31일까지 철군을 한다고 공개 선언을 하였다.


그러나 철군을 한다는 구체적인 일정이 결정 되자, 스스로 지키겠다고 확신을 하던 아프간의 대통령과 정부 책임자들은 제일 먼저 아프가니스탄을 버리고 탈출을 했다. 그러면서 탈레반은 정부군의 저항 없이 거의 무혈로 나라를 접수 했고, 내용을 잘 모르고 있던 아프가니스탄의 반 탈레반 주민들은 대 혼란에 빠졌다.

미군의 철군을 지원하고 탈레반으로 부터 나라를 지키겠다고 한 정부군이 없는 상황에서 미국은 탈레반에게 쫓기듯이 철군을 해야 하는 처지로 몰리게 되었다. 그리고 이 틈을 노리고 아프가니스탄내 IS의 테러로 수십 명의 미군과 수백 명의 아프가니스탄 사람들이 목숨을 잃게 되자 미국 내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의 철군을 비난하는 언론과 공화당의 공세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

그렇다고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철수 정책이 바뀌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쫓겨나듯 철군하는 모습을 두고 미국의 치욕이라고 하면서, 그 후유증이 미국의 국론을 분열시키고 그로 인해서 코로나로 인한 경제적 난국을 타개하기 위하여 의회에 상정된 3조 5,000억 달러의 사회안전망 확대 예산안과 같은 미국의 미래를 결정하는 동력이 상실 될까 큰 우려가 된다.

특히 여기에는 1,000만이 넘는 미국내 서류미비 이민자들을 구제하기 위한 이민개혁안도 포함이 되어 있다.

인류는 지금 문명의 대 격변기에 들어와 있다. 이런 문명의 대 격변기를 주동적으로 대응하고 새로운 문명의 시대를 개척하기 위하여 반드시 필요한 것이 낙후한 미국의 사회안전망을 확대해야 하고 수십 년 누적되어온 1,000만에 달하는 서류미비 이민자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대 격변기에 미국은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1분 1초라도 빨리 끝내고 모든 역량을 미국 내부로 돌려야 한다.

미국의 내부는 지금 엉망이다. 관성으로 굴러가는 거대한 바퀴 안에 작동을 멈추었거나, 작동이 멈추고 있는 수많은 부품들로 인해서 언제 어떻게 쓰러질지 모르는 허울만 대국인 나라가 현재 미국일 수 있다. 점점 격화 되고 있는 중국과의 긴장도 미국에겐 큰 부담이고, 혹시나 동중국해에서 분쟁이 났을 때 코로나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던 것처럼 미국의 헛점들이 들어난다면 미국은 스페인과 대영제국처럼 몰락할 수 있다.

지금 미국은 과거 제국의 몰락 징조들을 다 갖추고 있다. 끊임없는 전쟁, 각종 음모론의 만연과 민주주의를 위협할 정도의 정치적 분열, 중산층의 몰락과 빈부격차의 심화, 더욱더 심화 되고 있는 인종적 분열과 갈등, 이탈하고 있는 서구의 전통 동맹국에 비해 급속히 부상하는 중국과 러시아의 반미 연대, 사라진 전략적 산업시설들, 낙후되고 있는 교육 그리고 통제하지 못하고 있는 코로나 팬데믹을 우리는 심각하게 보아야 한다. 그래서 더이상 아프가니스탄 철군을 두고 미국의 국론이 분열하여 문명 대 격변기를 주동적으로 맞이할 기회를 놓쳐서는 안될 것이다.

<김동찬/시민참여센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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