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루에 불길 4㎞ 이동
▶ 캠프 캐빈 불타고, 병원 환자들도 대피
29일 밤 불길이 확산된 카도르 산불로 필립스 인근의 캐빈이 불타고 있다. 30일 오전 사우스레이크타호 지역 전 도시와 네바다주 경계까지 대피령을 내렸다. [로이터]
카도르 산불의 사나운 불길로 대규모 대피령이 내려졌다. 엘도라도카운티 셰리프국은 에코 서밋(Echo Summit) 높은 곳에서 불길이 확산되자 29일 밤 타호 베이슨(Tahoe Basin) 지역 전체에 대피경고령을 발령했다가 30일 오전 사우스 레이크타호 전 도시와 네바다주 경계지역인 헤븐리까지 대피령을 내렸다.
마이어스, 펠른 리프 레이크, 키크우드, 크리스마스 밸리 주민들은 '캠프 새크라멘토' 캐빈(cabin)들이 불타자 대피했다며 시에라앳타호 스키리조트도 위협받고 있다고 밝혔다.
카도르 산불은 험준한 지형에서 발생한데다 30일 강풍을 타고 더 멀리 번졌다. 에리히 슈와브 소방지구대장은 "지난 몇 주 동안 산불이 매일 0.5마일씩 이동한 데 이어 하루 만에 2.5마일(4㎞) 속도로 움직였다"며 "산불 확산 속도가 늦춰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엘도라도 국유림 관리사무소도 "불길이 풀려버렸다"고 경고했다.
소방당국은 당초 이번주 초까지 산불을 진압한다는 목표를 세웠으나 불길이 계속 번지면서 9월 8일로 미뤘다. 현재 3천여명의 소방관들이 진화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당국은 산불 원인을 조사중이다.
광범위한 주민 대피령이 내려지면서 타호 호수 인근의 바턴 메모리얼 병원은 모든 환자를 다른 병원으로 긴급 이송했다. 이 병원은 응급실만 개방한 채 구급차와 스쿨버스로 환자들을 다른 시설로 대피시켰다.
30일 레이크타호의 명소 에머럴드 베이가 보이는 남쪽 도로에서 바라본 레이크 타호의 모습. 산불로 인한 연기로 뿌옇게 보이고 있다. [로이터]
새크라멘토 동쪽 산림지대에서 지난 14일 발생한 카도르 산불은 밤새 1만에이커가 불타면서 30일 오전 17만7,260에이커로 불어났다. 이는 시카고보다도 넓은 지역으로 14%만 진화됐다. 소방관 3명과 주민 2명이 부상을 입었고, 걸트(Galt) 경찰관 1명이 사망했다. 불에 탄 건물은 600개에 달하며 최소 1만8천 개 건물이 추가로 화재에 소실될 위험에 노출됐다. 지금까지 산불로 황폐해진 그리즐리 플랫 주택을 포함해 427채가 불탔고, 39채가 손상됐으며 2만1,451채 구조물이 위협받고 있다. 새크라멘토와 사우스 레이크 타호를 연결하는 주요 교통로인 50번 하이웨이 선상의 작은 마을 주민 2만4천여명이 불길을 피해 집을 버려둔 채 피난길에 오르고 있다.
타호 지역은 특히 노동절 연휴 주말이 다가오면서 베이지역 주민들이 즐겨찾는 휴가지지만 클라비브 사바쿨 사우스 레이크타호 소방서장은 "지금 이 지역에 관광객이 있다면 당장 떠나야 한다"고 말했다.
캘파이어의 산불양상분석가인 스티브 볼머는 "카도르 산불은 50번 하이웨이를 따라 있는 깊고, 가파른 배수로에서 발생하고 있다"면서 "물이 흐르는 곳에 바람이 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산불 지역에는 큰 직경의 통나무들이 많아 불길 확산의 요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대 시속 35마일 돌풍과 고온건조한 날씨로 인해 31일까지 이 지역에 산불경보령이 내려졌다. Sly Park Road부터 89번 인터체인지까지 50번 하이웨이 통행은 계속 폐쇄된다.
캘리포니아주는 앞서 북부 지역에서 발생한 9건의 대형 산불로 주민 4만2천여 명에게 대피령을 내린 바 있다.
올해 캘리포니아주에선 크고 작은 산불이 곳곳에서 발생하면서 현재까지 166만 에이커를 태웠다고 CNN 방송은 전했다. 이는 서울 면적(14만 9,500에이커)의 11배와 맞먹는 규모다.
현재 캘리포니아주에서 가장 규모가 큰 '딕시' 산불은 두 달 가까이 타오르며 76만에이커의 산림을 태웠고 5개 카운티로 불길이 번졌다.
<
신영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