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中상무부, 美아날로그칩 반덤핑 조사…美의 對中 IC 관련조치 차별여부도 조사
▶ 미중 14일 무역회담 전 긴장 고조…中 “회담 앞둔 시점 제재, 뭐 하자는 건가”
미국 정부가 중국 기업들을 제재 명단에 올린 데 대한 대응으로 중국이 13일(현지시간) 미국산 아날로그칩에 대한 반덤핑 조사에 착수하고 미국이 자국산 집적회로(IC)에 대해 내린 조치의 차별 여부도 조사하기로 했다.
미중이 오는 14일 스페인에서 무역회담을 재개하기에 앞서 긴장이 고조되는 모습이다.
중국 상무부는 이날 홈페이지에 공고문을 내고 "지난 7월23일 장쑤성 반도체산업협회가 국내 아날로그칩 업계를 대표해 정식으로 제출한 반덤핑 조사 신청을 접수했다"며 "예비 검토 결과 13일부터 미국산 수입 아날로그칩에 대한 반덤핑 조사를 시작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조사대상은 미국에서 수입한 40㎚(나노미터·10억분의 1m) 이상 공정의 범용 인터페이스 칩과 게이트 드라이버 칩 등이다. 상무부는 이번 조사가 이날 시작돼 일반적으로는 1년 안에 끝나겠지만 특수한 상황이 있다면 6개월 더 연장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날로그칩은 소리나 전압 등의 연속적인 아날로그 신호를 다루는 반도체로, 0과 1의 논리로 계산을 수행하는 디지털 반도체와 대비된다.
상무부는 또한 별도 공고문을 통해 이날부터 미국이 중국을 상대로 취한 IC 관련 조치에 대해 반(反)차별 조사에 들어간다고 발표했다.
상무부는 "중국 대외무역법에 따라 어떤 국가나 지역이 무역 방면에서 중국에 차별적 금지·제한이나 기타 유사한 조치를 하면 중국은 실제 상황 검토에 근거해 상응한 조치를 할 수 있다"며 "상무부가 입수한 예비 증거와 정보에 따르면 미국의 대중국 IC분야 관련 조치는 그러한 상황에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상무부는 미국 정부가 2018년부터 통상법 301조에 따른 중국 반도체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IC 등 중국 제품에 관세를 부과했거나 부과할 예정인 것, 2022년부터 중국에 대한 IC 관련 제품 및 제조장비 수출을 제한한 것, 올해 5월 화웨이 어센드칩 등의 사용을 제한하고 미국 AI칩을 중국 AI모델 훈련에 사용하는 것을 제한한 조치 등이 조사 대상이라고 부연했다.
상무부는 이와 함께 발표한 일련의 문답 형식의 입장문에서 이번 조치가 미중 무역회담을 앞두고 미국 정부가 중국 기업을 수출규제 명단(Entity List)에 추가한 데 대한 대응 조치임을 분명히했다.
앞서 12일 미국 상무부는 수출규제 명단에 중국 기업 23곳을 포함한 32개 기업을 추가했다.
이 가운데 GMC(吉姆西·지무시) 반도체와 지춘 반도체와 등 두 곳은 수출규제 대상인 SMIC가 미국산 반도체 제조장비를 확보하도록 지원했다는 이유로 제재명단에 올랐다.
중국 상무부는 미국 제재에 대해 "미국 상무부가 국가안보 개념을 일반화하고 수출통제를 남용해 반도체, 생명공학, 항공우주, 상업무역 물류 등 여러 분야 중국 기관에 제재를 가하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며 "미국은 국제질서와 국가안보를 유지한다는 구실로 일방적이고 강압적 행동으로 중국 등 각국 기업을 억누르고 있다"고 비판했다.
상무부는 이어 "14일부터 중미 양국은 스페인에서 경제무역회담을 개최할 예정이다. 미국이 이 시점에 중국 기업을 제재하는 것은 무엇을 하자는 것인가"라며 "중국은 미국이 즉시 잘못된 처사를 바로잡고 부당한 압박을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상무부는 미국산 아날로그칩 반덤핑 조사 및 미국의 IC조치 반차별 조사 배경을 설명하면서도 미국이 중국 반도체 제품과 인공지능 산업에 악의적 봉쇄와 압박을 가하고 IC 분야에서도 수출통제 등 일련의 제한 조치를 취하는 등 보호주의 행태로 중국의 발전이익을 해치고 있다면서 "중국은 이에 단호히 반대하고 중국 기업의 권익을 수호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미중은 오는 14일 스페인에서 무역회담을 재개하기로 한 가운데 제재와 보복 조치를 주고받았다.
앞서 11일 미국 재무부는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이 12일부터 18일까지 스페인과 영국을 방문할 예정이며 스페인에서 허리펑 중국 국무원 부총리를 만나 무역회담을 한다고 발표했다.
중국 상무부도 12일 홈페이지를 통해 "중미 양국 합의에 따라 허리펑 국무원 부총리가 14∼17일 대표단을 이끌고 스페인을 방문해 미국 측과 회담할 예정"으로 "양측은 미국의 일방적 관세조치, 수출통제 남용, 틱톡 등 경제무역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